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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골목 속 은행나무로 악기를 만드는 목공 장인

장인의 하루엔 나무 한 그루가 사람의 소리를 품는다도시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오래된 은행나무가 보인다. 노란 잎이 떨어지고 가지는 메말라가지만, 그 안에는 아직 따뜻한 숨결이 남아 있다. 서울 강북구의 조용한 주택가, 오래된 공방에서 유도현(가명, 63세) 씨는 오늘도 나무를 만지며 악기를 만든다. 그는 35년 넘게 버려진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로 소규모 악기를 만드는 장인이다.유 장인은 공장 제품보다 사람 손의 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오래된 골목에서 나무를 수집하고, 그것을 깎아 작은 북이나 우쿨렐레, 카혼 같은 악기로 탄생시킨다. “나무는 죽어도 소리를 남겨요. 사람도 그렇죠.” 그는 나무와 사람의 닮은 점을 이야기하며 오늘도 망치 대신 대패를 든다. 장인의 하루는 은행나무 한 조각에 담긴 감정..

장인의 하루 2025.07.11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오래된 사진을 복원하는 기억 수선 장인

빛바랜 사진 속에 장인의 하루가 담긴 시간의 온도사진은 시간이 멈춘 순간을 담는 매개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사진도 빛이 바래고, 색이 지워지고, 종이가 찢어진다. 서울 종로구의 작은 사진관 한쪽 방에서, 이런 오래된 사진을 다시 살려내는 장인이 있다. 최정우(가명, 62세) 씨. 그는 30년 넘게 사진 복원 전문 작업만 해온 ‘기억 수선 장인’이다.그는 말한다. “사진은 색보다 마음을 복원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가져오는 사진 대부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다. 돌아가신 부모의 젊은 시절, 유일하게 남은 가족사진, 혹은 어릴 적 잃어버린 형과 함께 찍은 한 장의 흑백사진. 그의 손은 단순한 색 보정보다 훨씬 더 많은 감정을 다룬다. 색을 되살리는 건 기술이 아니라 태도라고 말하는 장인의 하루사진 복원..

장인의 하루 2025.07.10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낡은 라디오에 생명을 불어넣는 수리 장인

장인의 하루엔 멈춘 소리를 다시 흐르게 만드는 손이 있다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누군가는 다이얼을 돌려 주파수를 맞추고,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미세한 잡음과 음악을 귀 기울여 듣는다. 서울 중구의 골목 안, 간판도 없는 한 작업실에서는 70세 라디오 수리 장인 김철수(가명) 씨가 오늘도 조용히 고장 난 소리를 되살리고 있다.그는 40년 넘게 라디오만을 고쳐온 장인이다. 사람들은 이제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고, 뉴스도 앱으로 본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낡은 라디오의 진공관을 갈고, 안테나를 손질하며 말한다. “소리는 사라지지 않아요. 다만 길을 잃을 뿐이죠.” 그의 하루는 사라질 뻔한 소리들을 다시 제자리로 되돌리는 시간이다. 진공관 하나에도 기술보다 마음이 담기는 장인의 하루김 장인의 작업은 단순한..

장인의 하루 2025.07.10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망치 대신 붓을 든 골목길 페인트 장인

색을 칠하는 손이 도시의 분위기를 바꾸는 장인의 하루도시를 바꾸는 건 거대한 개발이나 고층 건물만이 아니다. 낡고 빛바랜 골목에 새로운 색이 입혀질 때, 사람들은 다시 그 골목을 걷고 싶어 한다. 서울 도봉구의 오래된 주택가 골목. 그곳에선 누군가가 낡은 벽 위에 색을 칠하고 있다. 바로 김유석(가명, 58세) 씨. 그는 25년 넘게 골목길 벽화와 외벽 도색만을 해온 페인트 장인이다.김 장인의 하루는 색으로 시작하고, 색으로 끝난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공간의 기분을 바꾸는 사람이에요.” 그는 붓을 들기 전, 먼저 그 골목에 서서 햇빛과 그림자의 각도를 본다. 어떤 색이 이 공간과 어울릴지, 어떤 선이 사람들의 시선을 편하게 만들지 고민하는 시간이다. 그렇게, 아무도 보지 않는 새벽부터 그..

장인의 하루 2025.07.10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벽돌로 도시의 색을 칠하는 조적 장인

장인의 하루는 벽돌 하나가 만든 도시의 얼굴이다 도시를 구성하는 것은 철근과 콘크리트만이 아니다. 그 사이, 작고 단단한 벽돌 하나하나가 쌓여 하나의 분위기와 감성을 만든다. 누군가는 지나치고, 누군가는 그 위에 기대고, 누군가는 그 아래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벽돌을 직접 손으로 쌓아온 장인이 있다. 서대문구의 조적 장인, 김태곤(가명, 61세) 씨다.그는 37년 동안 벽돌만을 다루며 집과 담장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를 ‘벽돌장이’라고 부르지만, 그는 스스로를 “공간의 결을 다듬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벽돌은 도시의 피부예요. 나는 그 피부를 매끄럽게 다듬는 겁니다.” 장인의 하루인 벽돌을 쌓는 건 인내의 예술이다조적 작업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다. 작은 오차 하나로 인해 전체 구조가 무너지기도 한..

장인의 하루 2025.07.09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중 낡은 LP판을 되살리는 음악 수복 장인

장인의 하루인 멈춘 음악 속에 숨겨진 이야기음악은 시대를 건너는 기억이다. 특히 아날로그 LP판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LP판은 긁히고, 먼지가 쌓이고, 재생되지 않는 소음으로 변해버린다. 그런 고장 난 음악을 다시 울리게 만드는 이가 있다. 서울 종로의 한 오래된 지하상가, 그곳에서 최한규(가명, 64세) 씨는 낡은 턴테이블과 LP판을 닦고 있다.그는 33년째 LP판 복원만을 해온 음악 수복 장인이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기스난 판 위에서 그는 소리를 찾는다. “음악은 지워지지 않아요. 다만 소리가 길을 잃었을 뿐이에요.” 그는 먼지를 걷고, 홈을 다시 정리하고, 침을 교체하며 다시 음악이 돌아가도록 한다. 그렇게, 누군가의 추억이 다시 돌아온..

장인의 하루 2025.07.09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중 전통 짚신으로 현대를 걷는 장인

짚신 한 켤레에 깃든 발걸음의 기억을 담은 장인의 하루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편리한 운동화와 값싼 슬리퍼를 신는다. 발은 점점 무감각해지고, 신발은 점점 기계적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지금도, 손으로 한 올 한 올 짚을 엮어 전통 짚신을 만드는 장인이 있다. 서울 외곽의 농촌 마을, 그곳에 사는 정봉채(가명, 78세) 씨는 오늘도 짚을 삶고 있다.그는 50년 넘게 짚신만을 만들어왔다. “나는 짚신을 신는 게 아니라, 짚신으로 땅을 느끼는 거예요.” 정 장인은 사람들이 땅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아쉬워한다. 그래서 그는 손으로 땅의 결을 엮는다. 짚신은 단순한 신발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그리고 발 사이의 오래된 대화다. 장인의 하루 안에 깃든 한 올의 정성, 발의 기억을 되살리다짚신을 만..

장인의 하루 2025.07.09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중 시계 속 시간을 복원하는 기술자

멈춘 시계, 사람의 기억도 멈추는 장인의 하루사람들은 시계가 멈추면 단순히 고장 났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 시계가 아버지의 유산이고, 누군가에게는 연인의 마지막 선물이며, 어떤 이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일 수도 있다.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한 순간이 담겨 있다.서울 종로구 종묘 근처, 낡은 시계 수리점 하나가 있다. 간판도 희미하고, 창문엔 먼지가 앉아 있지만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수십 개의 시계들이 조용히 벽을 채우고 있다. 그 가운데 작은 작업대를 지키는 이가 있다. 이정환(가명), 72세 시계 장인이다. 그는 45년 넘게 사람들의 시계를 고쳐왔다. “나는 시간을 고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멈..

장인의 하루 2025.07.08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중 손뜨개 인형으로 마을을 웃게 한 할머니

장인의 하루엔 실타래처럼 이어진 마을의 웃음이 있다작고 말랑한 손뜨개 인형. 아이들에게는 장난감이고, 어른들에게는 추억이며, 누군가에겐 위로다. 서울 은평구 한 평 남짓한 작은 방 안, 그곳에서 매일같이 뜨개바늘을 움직이며 인형을 만드는 할머니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정순옥(가명), 올해 81세.정 할머니는 특별한 고객을 위한 인형을 만들지 않는다. 그녀의 인형은 길가를 지나는 아이들, 동네 아이들의 엄마, 혼자 사는 노인에게 자연스럽게 건네진다. 그녀는 말한다. “내 손이 아직 움직일 수 있을 때, 누군가가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마을 한복판에서 실타래가 감기듯, 그녀의 손끝에서 웃음이 실로 엮여간다. 인형 하나, 하루 하나 장인의 하루정순옥 할머니는 10여 년 전 남편을 떠나보내고 처음..

장인의 하루 2025.07.08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중 소리로 그림을 그리는 바이올린 수리 장인

눈에 보이지 않는 소리를 만지는 사람인 장인의 하루바이올린은 보기엔 작고 가볍지만, 그 안에는 수십 년을 버티는 나무, 소리의 균형을 잡아주는 혼, 그리고 연주자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다. 이 작은 현악기 하나에 수많은 인생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바이올린이 상했을 때, 그것을 다시 살리는 손이 있다. 서울 성북동의 조용한 주택가 골목, 그곳에 바이올린 수리 장인 이병우(가명, 69세) 씨가 있다.그는 40년 넘게 바이올린 수리를 해왔다. “나는 소리를 고치는 사람이에요”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는, 단순히 악기를 고치는 기술자가 아니다. 그는 소리를 듣고, 악기의 몸통을 어루만지며, 마치 ‘보이지 않는 그림’을 그리듯 바이올린의 생기를 되살린다. 하루에 단 한 대, 바이올린 하나만 집중해서 고치는 그의..

장인의 하루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