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인의 하루엔 나무에 이름을 새기는 사람 있다골목길을 걷다 보면, 낡은 도장 가게 간판이 눈에 띈다. 현대적인 아크릴 간판이 아닌, 오래된 나무판에 정성껏 새긴 글자들이 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골목, 그곳 작은 목판각 공방에서 이기훈(가명, 64세) 씨는 오늘도 조용히 나무 위에 글자를 새기고 있다. 그는 40년 넘게 도장 간판과 목판각만을 전문으로 해온 장인이다.이 장인은 말한다. “나무판에 새긴 글씨는 시간이 흘러도 남아요. 단순한 간판이 아니라, 사람 이름을 새기는 거죠.” 그의 하루는 그렇게 한 글자 한 글자, 나무를 깎아가며 시작되고 끝난다. 목판각은 글자를 새기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새기는 일인 장인의 하루목판각 작업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 먼저 나무를 고르고, 글씨체를 디자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