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병에도 시간의 무늬가 남는다고 믿는 장인의 하루버려진 유리병 속에도 이야기가 있다. 예전 약병, 향수병, 술병, 혹은 특별한 날 담겼던 편지병까지. 대부분은 깨지고 버려지지만, 서울 마포구 연남동 한쪽 작업실에서는 이수현(가명, 59세) 씨가 오늘도 유리병을 닦고 다듬고 있다. 그는 30년 넘게 빈티지 유리병을 복원하고 수집해 온 장인이다.이 장인은 말한다. “유리는 깨질 수 있지만, 닦이면 다시 빛나요. 사람 마음도 그렇죠.” 그의 하루는 부서지고 버려진 유리병을 다시 아름답게 복원하는 일로 시작된다. 장인의 하루는 깨진 조각을 이어 붙이는 기술이다유리병 복원은 단순히 표면을 닦는 일이 아니다. 병에 낀 세월의 때를 지우고, 금이 간 부분은 레진이나 전통 납붙임 기법으로 메워야 한다. 이수현 장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