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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낡은 금속 식기를 광내는 금속 세공 장인

사람은 유행에 민감하지만, 금속은 그렇지 않다. 오래된 그릇은 변색되고 광을 잃지만, 본래의 빛은 여전히 그 안에 있다. 서울 중랑구 상봉동의 한 허름한 철물점 안, 깊숙한 공간에 금속을 닦는 장인의 손이 있다. 이창규(가명, 68세) 씨는 40년간 놋그릇, 은기, 스테인리스 식기 등을 복원해 온 금속 세공 장인이다.이 장인은 말한다. “금속은 죽지 않아요. 닦고 다듬으면, 다시 반짝이죠. 사람 기억도 그래요.” 광을 잃은 식기에 남아 있는 기억을 담는 장인의 하루그가 처음 마주하는 것은 녹슨 놋그릇이나 검게 변한 은 접시다. 사람들은 그것들을 버리려다 마지막으로 찾아온다. 그는 금속의 종류를 파악한 후 손에 맞는 도구를 골라 연마를 시작한다.기억에 남는 작업은 한 60대 여성이 가져온 은수저 세트였다...

장인의 하루 2025.07.31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나무 숟가락을 깎는 수공예 목기 장인

누군가는 플라스틱 숟가락을 쓰고, 누군가는 스테인리스 식기를 선호하지만, 여전히 나무 숟가락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손에 닿는 촉감과 입안에 닿는 감각이 주는 따뜻함 때문일 것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좁은 골목 끝, 작고 조용한 목공 공방에는 최도열(가명, 66세) 장인이 있다. 그는 38년간 나무 숟가락과 국자, 젓가락을 수작업으로 만들어 온 전통 수공예 목기 장인이다.그는 말한다. “숟가락은 입으로 들어가는 물건이잖아요. 만드는 손이 정직해야 그걸 쓰는 사람도 안심하죠.” 장인의 하루엔 나무는 느리게 자라고, 숟가락도 느리게 만들어진다최 장인의 하루는 나무를 만지는 것에서 시작된다. 목기 제작은 나무 고르기부터가 작업의 시작이다. 그는 통나무를 직접 구매해 건조시키고, 결이 잘 드러나는 부..

장인의 하루 2025.07.30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오래된 라이터를 복원하는 소품 수리 장인

한때는 남자의 멋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일부였던 라이터. 지금은 일회용 전자라이터에 밀려 구식이 되었지만,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낡은 라이터를 손에 쥐며 시간을 떠올린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골목 안, 조용한 금속 소품 공방에서 정우철(가명, 66세) 장인은 고장 난 오래된 라이터를 복원하며 하루를 보낸다.그는 40년 이상 라이터 복원과 소품 수리를 전문으로 해온 장인으로, 지포(Zippo)·듀퐁(Dupont)·IM코로나 등 빈티지 수동 라이터의 기능과 감성을 되살리는 일을 한다.정 장인은 말한다. “불이 다시 붙으면, 기억도 다시 살아나요. 나는 단순히 라이터를 고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멈춰둔 시간을 이어주는 겁니다.” 오래된 라이터에는 사연이 남는다고 믿는 장인의 하루정 장인의 공방을 찾..

장인의 하루 2025.07.29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종이 연을 손으로 만드는 연 제작 장인

하늘을 그리는 장인의 하루, 땅에서 바람을 기다리다연을 날리던 시절이 있었다.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없던 어린 시절. 겨울바람이 불면 동네 골목과 논두렁엔 알록달록한 연이 하늘을 수놓았고, 그 끈을 잡은 아이들의 눈엔 설렘이 가득했다. 그러나 이제 연은 더 이상 아이들의 놀이가 아니다. 사라진 전통이자, 누군가의 손끝에서만 간신히 이어지는 기술이다.서울 강서구 방화동의 한 오래된 한옥 작업실에서 노영만(가명, 73세) 장인은 오늘도 종이와 대나무를 손에 쥐고 연을 만들고 있다. 그는 45년 넘게 전통 연 제작에 삶을 바쳐온 장인이다.노 장인은 말한다. “하늘에 연을 띄우는 건 바람만으로는 안 돼요. 땅에서 만들어야 떠요. 손끝에서 바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의 하루는 그렇게 땅에서 시작해 하늘로 이어진..

장인의 하루 2025.07.28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오래된 보자기를 염색·복원하는 전통 염색 장인

색은 바래도 정성은 남는 장인의 하루한때는 귀한 물건을 싸는 용도였던 보자기. 지금은 보기 힘든 그 천 위에는 옛사람들의 손길과 정성이 스며 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골목의 작은 염색 공방에서는 윤말선(가명, 69세) 씨가 오늘도 빛바랜 보자기를 염색하고 있다. 그녀는 40년 넘게 천연 염색과 전통 보자기 복원에 몸담아 온 장인이다.윤 장인은 말한다. “색이 빠진다고 기억까지 지워지는 건 아니에요. 다시 물들이면 그 마음도 돌아옵니다.” 그녀의 하루는 사라져 가는 색에 생명을 다시 입히는 일로 채워진다. 보자기는 단순한 천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장인의 하루윤 장인은 복원 의뢰가 들어오면 먼저 천의 직조 상태와 원단의 연식, 색상 조화를 분석한다. “보자기는 천이 아니라, 마음을 싸는 도구예요.”기억에 남..

장인의 하루 2025.07.27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낡은 바이크를 복원하는 클래식 오토바이 장인

장인의 하루는 쇳덩이 위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것이다사람들은 낡은 오토바이를 보면 ‘버릴 때가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서울 강북구 미아사거리 근처의 한 정비소에서는 달리 생각한다. 최성필(가명, 62세) 장인은 30년 이상 클래식 바이크 복원과 수리에 몰두해 온 정비 장인이다. 그는 말한다. “오토바이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로망이에요. 사람마다 추억이 다 달라요.”그의 하루는 녹슨 프레임을 다시 갈고, 시동이 걸리지 않던 엔진에 다시 불을 붙이는 일로 가득하다. 클래식 바이크는 장인의 하루가 이은 기억을 탈것이다최 장인은 수리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고객에게 그 오토바이를 타던 시절 이야기를 묻는다. “이건 그냥 고치는 게 아니에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복원하는 거니까.”기억에 남는 작업으로는 ..

장인의 하루 2025.07.26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오래된 손목시계를 수리하는 손목시계 장인

장인의 하루는 멈춘 시계 속에도 시간이 흐른다시계는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지만, 손목 위에 있는 그것은 종종 사람의 시간을 대변한다. 아버지가 물려준 시계, 첫 월급으로 산 시계, 혹은 오래된 연인의 선물. 시계가 멈추면 그 기억도 멈춘 것 같지만, 서울 중구 신당동의 작은 시계 공방에서는 여전히 멈춘 시간이 다시 흐르고 있다. 이곳에서 김정택(가명, 67세) 장인은 40년 넘게 손목시계 수리만을 전문으로 해온 정밀 수공 장인이다.김 장인은 말한다. “시계는 작지만,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어요. 돌아가게 하면, 그 기억도 다시 움직입니다.” 그의 하루는 그렇게 멈춘 바늘을 다시 틱틱, 움직이게 만드는 일로 채워진다. 시곗바늘 뒤에도 감정들이 있는 장인의 하루김정택 장인은 시계를 맡으면 먼저 귀에 대고 ‘소..

장인의 하루 2025.07.25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옛날 교복을 복원하는 수제 의류 장인

교복 한 벌에도 세월이 입혀져 있는 장인의 하루학교는 지나가도 교복은 남는다. 졸업 후에도 교복을 보고 있으면, 복도와 교실, 친구들과의 웃음소리가 떠오른다. 낡고 작아진 교복은 버려지지만,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근처의 한 작업실에서는 여전히 옛날 교복을 복원하는 사람이 있다. 유은미(가명, 57세) 씨. 그는 수제복 제작 30년 차, 교복 복원에 특화된 장인이다.유 장인은 말한다. “교복은 기억을 입는 옷이에요. 실밥 하나에도 그 시절이 담겨 있어요.” 그의 하루는 사람들이 잊고 있던 시간을 옷으로 되살리는 일로 시작된다. 실밥과 단추 사이에 담긴 기억들이 장인의 하루이다복원 요청이 들어오면, 유 장인은 먼저 교복의 원단과 재봉 방식을 분석한다. “학교마다, 시대마다 원단과 단추가 달라요. 그냥 비슷하..

장인의 하루 2025.07.24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오래된 현판 글씨를 복원하는 서예 장인

글씨는 사라져도 기운은 남는 장인의 하루건물의 얼굴이라고 불리는 현판(懸板)은 단순한 간판이 아니다. 그 속엔 장소의 역사, 철학, 가치가 담겨 있다. 하지만 오래된 현판은 바람과 비에 닳아 글씨가 흐려지고 나무가 썩어가기도 한다.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 인근의 조용한 한옥 공방에서 이무석(가명, 70세) 씨는 오늘도 닳은 현판 위에 붓을 들고 있다. 그는 서예를 전공하고 45년간 현판 복원만을 전문으로 해온 장인이다.이 장인은 말한다. “현판은 글씨를 남기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 기운을 새기는 거예요.” 그의 하루는 그렇게 사라져 가는 한자의 획마다 생기를 다시 불어넣는 일로 흘러간다. 서체 하나에도 장소의 성격이 담기는 장인의 하루현판 복원 작업은 단순히 글씨를 따라 그리는 것이 아니다. 먼저 서체 ..

장인의 하루 2025.07.23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낡은 액자를 다시 살리는 액자 복원 장인

장인의 하루는 액자 속 사진보다 먼저 기억을 감싸는 것이다오래된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 액자가 먼저 눈에 띈다. 빛바랜 틀, 벗겨진 금박, 긁힌 나무결. 그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기억과 추억을 감싸는 외피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작은 작업실에서 홍재훈(가명, 63세) 씨는 오늘도 낡은 액자를 복원하고 있다. 그는 35년 넘게 액자 제작과 복원만을 해온 장인이다.홍 장인은 말한다. “액자는 안에 담긴 걸 지켜주는 껍데기 같아요. 껍데기가 망가지면 안의 기억도 흐려지죠.” 그의 하루는 낡고 닳은 액자들을 다시 온전한 기억의 틀로 되살리는 일로 가득하다. 액자 하나에 담긴 시간의 무게가 장인의 하루이다액자 복원은 목재, 도장, 유리까지 모든 부분을 다루는 정교한 작업이다. 홍재훈 장인은 오래된 액자를 가..

장인의 하루 2025.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