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색은 바래도 정성은 남는 장인의 하루한때는 귀한 물건을 싸는 용도였던 보자기. 지금은 보기 힘든 그 천 위에는 옛사람들의 손길과 정성이 스며 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골목의 작은 염색 공방에서는 윤말선(가명, 69세) 씨가 오늘도 빛바랜 보자기를 염색하고 있다. 그녀는 40년 넘게 천연 염색과 전통 보자기 복원에 몸담아 온 장인이다.윤 장인은 말한다. “색이 빠진다고 기억까지 지워지는 건 아니에요. 다시 물들이면 그 마음도 돌아옵니다.” 그녀의 하루는 사라져 가는 색에 생명을 다시 입히는 일로 채워진다. 보자기는 단순한 천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장인의 하루윤 장인은 복원 의뢰가 들어오면 먼저 천의 직조 상태와 원단의 연식, 색상 조화를 분석한다. “보자기는 천이 아니라, 마음을 싸는 도구예요.”기억에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