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진 그릇에도 사람의 정이 담겨 있다고 믿는 장인의 하루누군가는 금이 간 그릇을 보면 버릴 생각을 한다. 하지만 또 누군가는 그 금 사이에 남은 이야기를 본다. 그릇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수십 번의 식사, 대화를 함께 한 도구이자, 한 가정의 일상이 담긴 기억이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골목 어귀의 작은 공방에서 정희찬(가명, 61세) 씨는 오늘도 조용히 깨진 도자기 조각을 맞추고 있다. 그는 35년 이상 도자기 수선과 금박 복원 기법을 연구해 온 장인이다.정 장인은 말한다. “깨진 그릇은 흔하죠. 하지만 그걸 다시 이어주는 일은 흔하지 않아요.” 그의 하루는 그렇게 버려진 도자기 조각들 속에서 사람들의 정과 기억을 다시 꿰매는 일로 채워진다. 장인의 하루엔 도자기 금을 잇는 기술과 마음을 잇는 손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