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예천의 한 시골 마을, 언덕 아래 자리한 오래된 대장간에서는 여전히 쇳소리가 울려 퍼진다. 쇠를 달구는 풀무질 소리, 망치가 쇠를 두드리는 청아한 리듬이 이 마을의 아침을 깨운다. 이곳의 주인인 최영만(가명, 68세) 장인은 45년 넘게 대장간 불을 지켜온 장인이다. 그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단순히 농기구나 도구가 아니다. 그는 쇠에 생명을 불어넣고, 그 속에 예술적인 감각을 담는다. “쇠는 뜨겁게 달궜을 때만 말을 합니다. 차갑게 식으면 다시는 변하지 않죠. 사람 마음도 그와 비슷합니다.” 최 장인의 이 말은, 그의 인생과 작업 철학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장인의 하루는 불과 함께 시작되는 하루이다최 장인의 하루는 새벽 해가 떠오르기도 전, 대장간의 불을 지피는 것에서 시작된다. 풀무를 당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