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송월동의 한 골목, 낮 햇살이 유리창을 통과하며 작업실 안에 무수한 색의 조각을 흩뿌린다. 이곳에서 박서진(가명, 52세) 장인은 25년간 스테인드글라스와 유리 공예품을 만들어왔다. 그의 작업실 한쪽에는 색색의 유리 조각이 산처럼 쌓여 있고, 반대편에는 완성된 유리 작품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그는 말한다. “유리는 빛을 만나야 비로소 살아납니다. 빛이 없으면 그저 투명한 조각일 뿐이죠.” 장인의 하루는 유리의 색을 고르는 순간에서 시작된다유리 공예의 첫 과정은 색을 고르는 일이다. 같은 빨강이라도 빛의 방향과 강도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박 장인은 주문을 받은 후, 고객이 작품을 설치할 장소와 조명을 직접 확인한다. 그런 뒤, 가장 어울리는 색 조합을 설계한다.그는 한 교회의 창문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