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전통 화원이 자리하고 있다. 거리에는 현대식 꽃집이 즐비하지만, 이곳은 그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화려한 꽃다발 대신 단정한 백합 한 송이, 소박한 국화와 대나무가 어우러진 꽃꽂이가 주인공이다. 김도현(가명, 74세) 장인은 이 화원을 40년 넘게 지켜온 주인이다. 그는 “꽃은 단순히 장식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계절과 인간의 마음이 함께 담기지요”라며 꽃을 다루는 철학을 들려주었다. 그의 하루는 꽃을 만지는 일에서 시작해 꽃으로 마무리된다. 김 장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이며 예술이었다. 새벽 시장에서 시작되는 장인의 하루김 장인의 하루는 새벽 인사동 꽃시장에서 시작된다. 수십 년간 다녀온 시장이라 상인들과는 눈빛만 봐도 어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