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찰의 지붕 아래를 올려다보면 형형색색의 무늬가 있다. 단청(丹靑)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불교의 철학과 시대의 색감을 담은 전통 예술이다. 강원도 평창의 한 사찰 복원 작업 현장에서 이태영(가명, 57세) 장인은 수십 년째 전통 단청을 손으로 복원해 온 채색 장인으로 알려져 있다.그는 말한다. “단청은 색으로 기도하는 거예요. 손이 흐트러지면 마음도 흐트러져요.” 단청의 곡선에 마음을 담는 장인의 하루단청은 붓끝의 속도, 손목의 각도, 선의 굵기까지 정해져 있다. 이태영 장인은 단청을 시작하기 전, 붓을 손에 쥐고 한참을 머문다. 그날의 온도, 습도, 빛을 느끼며 색을 조율한다.최근 작업한 평창 법흥사 대웅전 복원 프로젝트에서는, 1920년대의 단청 문양을 그대로 살리는 데 집중했다. 그는 문양을 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