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의 오래된 한옥 마을, 잉크 냄새와 함께 고요한 붓소리가 새어 나온다. 이곳의 주인공 윤도현(가명, 63세) 장인은 40년 넘게 서예에 몰두해 온 인물이다. 그의 하루는 새벽, 벼루에 먹을 갈아 올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검은 먹빛이 은은히 번지며, 그는 하루의 첫 호흡을 맞춘다. “서예는 단순한 글씨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담는 예술입니다.” 윤 장인은 말한다. 먹을 갈며 시작되는 장인의 하루서예의 첫 과정은 먹을 가는 일이다. 윤 장인은 천천히 돌벼루 위에 먹을 문지르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는 말한다. “먹을 갈지 않고 붓을 드는 것은 마음을 준비하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그에게 먹 갈이는 단순한 준비가 아니라, 명상과도 같은 과정이다.그는 아침마다 제자들에게 “급히 쓰려 하지 말라. 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