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수동 골목길을 걷다 보면, 오래된 가죽 냄새가 은은하게 풍겨오는 작은 작업실이 있다. 창문 너머로는 오래된 재봉틀, 색이 바랜 가죽 조각들, 다양한 색의 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이곳의 주인장 박하준(가명, 52세) 장인은 25년째 찢어지고 낡은 가죽 가방을 복원하는 일을 한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물건일 수 있지만, 그에게는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추억까지 복원해야 하는 소중한 사명이다.그는 말한다. “가죽은 오래될수록 멋이 납니다. 조금만 보살피면 다시 젊어질 수 있죠.” 장인의 하루 그는 가죽의 상처를 읽는다가죽 수선의 첫 단계는 상태 진단이다. 박 장인은 고객이 가져온 가방을 손으로 만져보며 가죽의 결, 두께, 유연성을 살핀다. 표면의 균열, 변색, 찢김 정도에 따라 다른 복원 방법을 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