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 무더위 속, 부드럽게 부치는 전통 부채의 바람은 다른 어떤 선풍기보다 시원하다. 그러나 그 부채가 50년 넘은 것이라면, 그 가치는 단순한 시원함을 넘어선다. 전북 전주의 한 골목에 위치한 작은 한지 공방에서 이도현(가명, 60세) 장인은 전통 부채를 복원하며 전통의 바람을 이어간다.그는 웃으며 말한다. “부채는 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에요. 그래서 손의 기억을 지워서는 안 돼요.” 찢어진 한지를 살리는 손길이 묻어 있는 장인의 하루전통 부채는 한지와 대나무가 주재료다. 오래된 부채는 한지가 갈라지고, 접힌 부분이 찢어지기 쉽다. 이 장인은 수십 종의 한지 중 원래 부채와 비슷한 질감을 찾아낸 뒤, 천연 풀로 조심스럽게 이어 붙인다.그는 한 번에 한 장씩, 부챗살에 한지를 덧붙인다. 특히 채색된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