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의 창고 한쪽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오래된 자전거는, 한때 동네를 달리며 많은 추억을 남긴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경기도 부천의 한 골목, 눈에 띄지 않는 낡은 간판 아래 자리한 작은 수리점에는 김정한(가명, 58세) 장인이 있다. 그는 30년 넘게 자전거를 수리하고 복원해 온 동네 자전거 장인으로, 특히 오래된 자전거를 새것처럼 되살리는 복원 기술로 소문이 나 있다.김 장인은 말한다. “자전거는 사람의 습관을 기억해요. 손잡이 닳은 방향, 브레이크 힘, 안장 각도까지. 그걸 되살리는 게 내 일이죠.” 장인의 하루 자전거는 고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탄다’김정한 장인이 마주하는 자전거는 단순한 고장품이 아니다. 대부분은 버려질 뻔한 오래된 물건들이다. 녹슨 체인, 터진 타이어, 휘어진 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