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원주의 하늘은 맑은 날에도 돌처럼 단단하다. 산기슭을 깎아 만든 작은 작업장에 들어서면, 차가운 공기 속으로 잔 먼지가 햇살과 함께 떠다닌다. 정도윤(가명, 61세) 장인은 이 공간에서 36년째 돌을 깎는다. 그의 손에는 늘 정(釘)과 망치가 들려 있고, 발밑에는 설계도가 아닌 그날의 감각이 펼쳐진다.그는 말한다. “돌은 느리게 듣고, 천천히 대답합니다. 서두르면 깨지고, 억지로 하면 등을 돌립니다.” 오늘도 정 장인은 돌의 표면을 손바닥으로 쓸어보고, 균열의 숨결을 손끝으로 읽는다. 그가 다루는 건 무생물이 아니라 아주 오래된 생명체다. 장인의 하루는 채석장보다 먼저, 돌의 성격을 만난다정 장인은 오랫동안 같은 채석장에서만 돌을 가져오지 않는다. granite(화강암)의 단단함과 slate(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