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 29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한국의 장인을 넘어, 세계의 장인을 만나다

“장인의 하루”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우리의 여정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만난 장인들의 삶을 기록하는 데서 출발했다. 100여 편에 달하는 이야기를 써 내려오면서, 우리는 전통을 지켜온 손끝의 땀과, 흔히 잊혀져가는 기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제주 옹기 장인, 경북의 목판화 장인, 종묘 제례악 악기 장인, 그리고 옻칠, 은세공, 칠보 등 수많은 장인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개인의 기록을 넘어 한국이라는 나라가 품고 있는 정신적 자산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그러나 이 글을 이어가면서 한 가지 분명해진 사실이 있다. 장인의 삶은 국경을 초월한다는 것. 장인은 어디에서나 존재하며, 어떤 나라에서든 오랜 세월을 거쳐 전승된 기술과 문화를 지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를 이어가는 사람들..

장인의 하루 2025.09.30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은세공 장인 – 불꽃 속에서 태어난 은빛 예술

은은 예로부터 ‘달의 금속’이라 불리며, 인간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재료였다. 빛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은은하게 반짝이는 그 특유의 색감 때문에, 고대인들은 은을 신성한 존재와 연결 지었다. 한국에서도 은은 단순히 장신구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의 일부이자 의례와 정신세계의 일부로 자리 잡아 왔다. 조선시대에는 혼수품으로 은 장신구가 필수였고, 은으로 만든 은장도는 여인들의 정절과 기개를 상징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기계로 찍어낸 대량생산 장신구들이 시장을 점령하면서 전통 은세공의 자리는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이런 변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은을 불꽃에 녹여내고 망치로 두드려 작품을 빚어내는 장인이 있다. 서울 종로의 오래된 골목 한편에서 공방을 지켜온 김태훈(가명) 장인이다. 그는 50년 넘게..

장인의 하루 2025.09.29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칠보 공예 장인 – 불 위에서 꽃피는 유리빛서론

전통 공예는 시간과 손끝이 만든 예술이다. 그중에서도 ‘칠보(七寶) 공예’는 불과 금속, 유리 가루가 만나 빛과 색을 창조하는 예술로,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섬세한 기법이다. 불 위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칠보의 색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장인의 혼이 담긴 결과물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칠보는 점차 잊혀져가는 공예 중 하나다. 오늘은 서울 종로의 작은 공방에서 칠보의 불꽃을 지켜가는 이도현(가명) 장인의 하루를 따라가 보았다. 장인의 하루는 불과 색, 칠보의 시작이다이 장인의 하루는 금속판을 다듬는 것으로 시작된다. 칠보의 바탕이 되는 구리판이나 은판 위에 유리 분말을 올리고,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내야 비로소 칠보 특유의 유려한 빛이 살아난다. 그는 “칠보는 색을 그리는 게 아니라, 불로..

장인의 하루 2025.09.28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도검 장인 – 고려의 검에서 세계 명검까지, 불과 쇠의 미학

도검(刀劍)은 단순한 무기가 아니다. 그것은 권위와 정신, 그리고 기술의 상징이었다. 한국에서도 삼국시대부터 도검 제작이 발달했으며, 고려와 조선의 검은 전쟁뿐 아니라 의식과 권위의 상징으로 쓰였다. 그러나 산업화와 총기의 등장으로 도검은 일상에서 사라졌다. 오늘날 도검은 문화재, 무예, 수집품으로만 남아 있다.경북 안동의 작은 대장간에서 만난 장경호(가명) 장인은 50년간 검을 제작해 온 장인이다. 그의 하루는 불길 속에서 쇠를 두드리며, 고려와 조선의 기술을 되살리는 시간으로 흘러간다. 장인의 하루는 불과 쇠, 도검의 시작이다장인의 하루는 불을 지피는 일로 시작된다. 그는 철을 불에 달구어 망치로 수백 번 두드린다. 두드리고 접고, 또 두드리는 과정을 반복하며 쇠 속의 불순물을 제거한다. 이 과정에서..

장인의 하루 2025.09.27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현악기 장인 – 해금과 바이올린, 세계적 울림을 만드는 손길

두 줄로 이루어진 해금은 한국의 대표적 전통 현악기다. 단순한 구조지만, 그 소리는 인간의 목소리를 닮아 깊은 울림을 준다. 그러나 해금은 쉽게 제작되지 않는다. 대나무, 쇠줄, 말총 등 다양한 재료가 정교하게 어우러져야 한다.서울 낙원동의 한 작은 공방에서 만난 이정민(가명) 장인은 35년간 해금을 만들어온 장인이다.그의 하루는 나무와 줄, 그리고 울림을 완성하는 시간으로 흘러간다. 장인의 하루는 해금 제작의 시작이다해금의 몸체는 대나무와 나무로 이루어진다. 장인은 먼저 건조된 나무를 고르고, 대나무를 깎아 몸통을 만든다. 여기에 쇠줄을 걸고, 활에는 말총을 붙인다. 모든 과정이 손으로 이뤄지며, 조금의 균형이 어긋나면 소리가 달라진다.이 장인은 하루에도 수십 번 줄을 고르며 최적의 소리를 찾아낸다. ..

장인의 하루 2025.09.26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가구 장인 – 소반과 현대 인테리어, 북유럽 미니멀리즘과의 대화

소반은 한국인의 일상에서 뗄 수 없는 가구였다. 아침마다 밥상을 차리고, 제사에는 조상을 모시던 그 소박한 나무 상. 하지만 그 속에는 장인의 기술과 철학이 숨어 있었다. 소반은 단순히 밥을 올리는 도구가 아니라, 생활의 중심이자 공동체의 상징이었다.전남 나주의 작은 작업실에서 만난 박철수(가명) 장인은 50년 넘게 소반과 전통 가구를 만들어온 장인이다. 그의 하루는 나무 냄새와 톱밥 속에서 흘러가지만, 그가 빚어내는 가구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장인의 하루는 나무와 손끝의 조화로 이어진다소반은 주로 소나무나 오동나무로 만든다. 나무를 고르는 눈썰미부터가 중요하다. 박 장인은 나뭇결의 방향, 나이테의 모양까지 고려해 어떤 부분을 어디에 쓸지 결정한다.그는 못을 사용하지 않고 짜맞춤..

장인의 하루 2025.09.25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염색 장인 – 쪽빛의 철학, 인디고 블루와 세계 천연 염색 문화 비교

“쪽빛은 바람과 태양, 흙과 물이 만든 색입니다.” 전통 염색 장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한국 전통 염색은 단순히 천을 물들이는 기술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협력해 빚어내는 철학이었다. 특히 쪽풀로 염색한 쪽빛은 우리 민족의 상징적인 색 중 하나였다.경상북도 예천에서 3대를 이어 쪽 염색을 이어온 김소연(가명) 장인의 하루는 새벽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쪽풀을 다듬고 발효통을 살피며, 자연의 색을 불러내는 작업을 한다.화학 염료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녀의 손끝에서 태어난 쪽빛은 희귀한 예술이다. 장인의 하루는 쪽빛을 만드는 과정이다쪽풀은 단순히 잎을 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잘 자란 쪽잎을 수확해 물에 담그고, 발효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푸른빛을 낼 수 있다. 이 과정은 미생물과 효소가 함께 만들어내..

장인의 하루 2025.09.24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북 장인 – 종묘제례악에서 K-팝까지, 울림을 만드는 손길

북은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악기 중 하나다. 단순히 가죽을 씌운 나무통이지만, 그 울림은 인간의 심장을 닮아 원초적인 공명을 만들어낸다. 한국 전통 음악에서 북은 중요한 자리였다. 종묘제례악의 장중한 울림, 농악에서 흥을 돋우는 북소리, 그리고 판소리에서 고수의 추임새와 함께하는 북장단까지. 그러나 이 북을 만드는 장인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경기도 남양주의 한 공방에서 만난 최성호(가명) 장인은 45년간 북을 만들어온 장인이다. 그는 나무와 소가죽을 다루며, 단순한 악기를 넘어 한국 음악의 심장을 만들어왔다. 그의 하루는 북소리와 함께 흘러간다. 나무와 가죽, 재료의 선택으로 시작되는 장인의 하루전통 북은 나무통과 가죽으로 이루어진다. 그는 먼저 나무를 고른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오동나무..

장인의 하루 2025.09.23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먹 장인 – 숯과 아교로 빚는 검은 예술, 글로벌 서예문화와의 대화

“한 점 먹(墨)이 천 년을 남긴다.” 한국 전통 서예의 세계에서 먹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예술의 근원이다. 검은빛을 띠는 작은 막대기 하나가 종이 위에 펼쳐지면, 그것은 글자를 넘어 인간의 정신과 철학을 드러내는 수단이 된다. 하지만 이 먹을 만드는 과정은 상상 이상으로 고되다. 숯가루와 아교, 향료를 섞어 굳히고 말리기를 수십 번 반복해야 한다.오늘날 공장에서 찍어낸 화학 먹이 많지만, 진짜 전통 먹의 세계는 여전히 몇 안 되는 장인의 손끝에서만 살아 있다. 충청남도의 작은 작업실에서 만난 윤명수(가명) 장인은 40년간 먹을 빚어온 장인이다.그의 하루는 새벽부터 숯을 고르고, 아교를 녹이며, 정성껏 반죽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그의 손길은 단순한 도구 제작이 아니라, 검은빛에 정신을 새겨 넣는 예술..

장인의 하루 2025.09.22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나무 배 장인 – 바다를 품은 손길, 목선(木船)의 기술과 세계 조선술의 만남

바다는 늘 인간에게 두려움과 동시에 희망의 공간이었다. 바다를 건너야 새로운 땅을 만날 수 있었고, 그 바다를 오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배가 필요했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예로부터 배를 만드는 기술이 발달했는데, 그 중심에는 목선(木船)을 만드는 장인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강철과 엔진으로 무장한 거대한 선박들이 바다를 누비지만, 불과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한국 어촌 곳곳에서는 장인들이 손수 깎아낸 나무배가 어부들의 삶을 지탱했다.전라남도 완도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만난 박태수(가명) 장인은 60년 가까이 나무 배를 만들어온 목선 장인이다. 그의 하루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무거운 나무를 다듬고, 그 위에 자신의 혼을 불어넣는 작업으로 채워진다. 나무를 다루는 그의 손끝은 단순히 한 척의 배..

장인의 하루 2025.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