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자를 열면, 부드러운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오르골. 그 소리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깨우고, 잊었던 감정을 불러온다. 경남 창원의 한 소품 공방에서 윤지훈(가명, 54세) 장인은 고장 난 오르골을 복원하며, 사람들의 추억을 다시 재생시킨다.그는 말한다. “오르골은 소리를 고치는 게 아니라, 시간을 고치는 거예요.” 장인의 하루는 오르골의 심장을 고치는 시간이다오르골의 핵심은 ‘실린더’와 ‘핀’이다. 이 부품이 닳거나 휘면 음악이 깨진다. 윤 장인은 실린더의 핀을 하나하나 교정하고, 녹슨 스프링을 갈아 끼운다. 이 작업은 현미경을 통해서만 가능할 정도로 정밀하다.그는 한 번은 1920년대 스위스산 오르골 복원 의뢰를 받았다. 부품이 단종되어 직접 황동을 깎아 새 부품을 만들었다. 부품보다 중요한 ‘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