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하루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뚝딱뚝딱 소리 속 나무를 살아 움직이게 한 고수

goomio1 2025. 7. 7. 19:20

장인의 하루는 망치질 속에 살아난 작은 생명이다

아이들이 갖고 노는 나무 장난감. 겉보기엔 단순하지만, 그 안엔 세심한 균형과 따뜻한 감성이 숨겨져 있다. 그 장난감들을 망치로 만들며 하루를 보내는 장인이 있다. 서울 동대문구의 작은 작업실. 거기서 나무를 두드리며 ‘웃는 장난감’을 만드는 김인태(가명, 59세) 씨가 있다.

김 씨는 나무 장난감만 20년 넘게 만들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장난감은 가장 순수한 형태의 디자인”이라 말한다. 상업성과 효율을 버리고, 아이들이 웃고 만져보고 다시 찾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하루 종일 ‘뚝딱뚝딱’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는 기술자이면서 동시에 동네 아이들의 ‘놀이 설계자’다.

 

장인의 하루엔 장난감에 숨을 불어넣는 손길이 있다

김 씨의 작업 방식은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고도의 계산과 섬세함이 있다. 톱질 후 손 사포질, 접착제 없이 조립 가능한 구조, 아이들이 입에 넣어도 안전한 천연도료 사용까지 모든 과정은 '아이 기준'으로 설계된다. 그는 말한다. “아이들 손에 들어갈 거니까, 어른용 가구보다 더 정교해야 해요.”

그가 가장 사랑하는 장난감은 ‘나무 동물 퍼즐’이다. 동물 모양의 블록을 퍼즐처럼 분리했다가 다시 끼울 수 있게 만들었고, 블록 안에는 작은 종이 들어 있어 흔들면 소리가 난다. 아이들은 이 장난감을 잡고, 두드리고, 귀에 대고 흔들며 놀 수 있다. 그는 “장난감이란 건 상상력을 만드는 물건이지, 설명서를 따라야 하는 게 아니에요”라고 말한다.

 

 

소리 속 나무를 살아 움직이게 한 장인의 하루

놀이가 아닌 사람을 만드는 작업을 하는 장인의 하루

김 씨는 장난감을 만들면서 사람을 만든다고 믿는다. 아이들이 무엇을 잡고, 어떻게 노느냐에 따라 성향이 바뀌고 감성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단 한 명의 아이를 위한 장난감을 만들 때도 2~3일을 투자한다. “그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부모와 대화를 나누고 상상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특히 기억에 남는 작업은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를 위한 주문이었다. 손가락 힘이 약한 아이가 즐겁게 놀 수 있도록, 그는 ‘딸깍’ 소리 나는 자석 나무 퍼즐을 만들었다. 자석의 자력을 약하게 조절해 아이가 살짝만 힘을 줘도 맞춰지게 한 것이다. 부모는 그 장난감을 본 후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이 장난감 덕분에 아이가 처음으로 스스로 뭔가를 완성했어요.”

 

장인의 하루 속 장난감은 작지만 마음은 크다

요즘은 플라스틱 장난감이나 스마트폰 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김 씨는 말한다. “가장 단순한 게 가장 오래 남습니다.” 그는 지금도 매일 아침 손도구를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나무를 자르며 아이 한 명 한 명을 떠올린다.

그의 장난감은 유명하지 않지만, 전국의 몇몇 아동센터와 특수학교에 제공되고 있다. 누구보다 작은 물건을 만들지만, 그가 바꾸는 것은 ‘놀이의 본질’이다. 아이들이 만지고 웃고, 그것으로 감정을 배운다면 그 장난감은 이미 완성된 것이다.


뚝딱뚝딱 나무를 두드리는 손끝에서 장난감이 태어난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만드는 장인의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