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춘 페달, 다시 굴러가는 마음고장 난 자전거를 수리하는 건 단순히 체인을 조이고 바퀴에 바람을 넣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멈춘 시간과 기억을 다시 굴러가게 하는 작업이다. 서울의 오래된 골목 한편, 간판도 없는 자그마한 수리점에서 한 남자가 조용히 손에 기름때를 묻힌다. 그가 고치는 건 타이어도, 브레이크도 아닌, 다시 달리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일지도 모른다.성북구의 낡은 시장길 모퉁이, 오래된 철제 문이 반쯤 열린 작업장 안. 이곳이 바로 67세 자전거 장인 이만수(가명) 씨의 공간이다. 38년 전 처음 자전거를 고치기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수천 대의 자전거를 다시 달리게 했다.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 문을 연다. 누구든 고장 난 자전거를 들고 들어오면, 그는 묻지도 않고 고쳐준다. “자전거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