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 29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칠보 공예 장인 – 불 위에서 꽃피는 유리빛

칠보 공예(七寶工藝)는 금속 위에 유리질의 색유약을 입히고 불에 구워내는 전통 장식 기법이다. 작은 금속판 위에 화려한 색이 오묘하게 번지며, 마치 보석처럼 빛난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의 장신구와 장식품에 쓰였으며, 지금은 보기 드문 귀한 공예가 되었다.오늘날에도 이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이 있다.이정화(가명) 장인은 30년간 칠보 공예에 몰두하며, 불 위에서 꽃피는 색의 마술을 재현한다. 그의 하루는 불과 색, 그리고 정밀한 손길 속에서 흐른다. 장인의 하루는 불과 색, 칠보의 시작이다이 장인의 하루는 금속판을 다듬는 것으로 시작된다. 칠보의 바탕이 되는 구리판이나 은판 위에 유리 분말을 올리고,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내야 비로소 칠보 특유의 유려한 빛이 살아난다. 그는 “칠보는 색을 그리는 게 아..

장인의 하루 2025.09.19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종이발 장인 – 빛과 그림자를 엮는 손끝

종이발은 우리의 전통 가옥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 한옥의 창호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무틀 안에 얇게 붙여진 한지가 바람을 막아주고, 햇살을 은은하게 걸러내며 공간을 따뜻하게 만든다.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빛과 그림자를 조율하는 지혜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현대 아파트와 유리창의 보급으로 종이발은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지금은 일부 전통 건축이나 문화재 복원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이 사라져 가는 전통을 고집스럽게 이어가는 이가 있다.바로 이재훈(가명) 장인이다. 그는 45년간 종이발을 만들며, 빛과 그림자의 미학을 오늘날에도 전하고 있다. 장인의 하루는 종이와 나무로 아침을 시작한다이 장인의 하루는 나무와 한지를 마주하는 일로 시작된다. 그는 먼저 종이발에 맞는 나무를 고른다. 나무는 대체로 소..

장인의 하루 2025.09.18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민화 장인 – 일상의 그림 속에 깃든 소망

민화(民畵)는 ‘백성의 그림’이라는 이름을 가진 독특한 한국 전통 회화다.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화려하게 그려진 진채화(眞彩畵)와 달리, 민화는 서민들의 삶 속에서 태어나고 전해졌다. 그림 솜씨가 특별히 뛰어나지 않아도, 누구나 붓을 들어 자신의 소망과 기원을 담아냈다. 그래서 민화에는 호랑이가 우스꽝스럽게 웃기도 하고, 까치가 장난스럽게 앉아 있기도 하며, 책거리 속에는 배움에 대한 갈망이 채워져 있다.오늘날 민화는 단순한 옛 그림이 아니다. 일상의 기원을 담은 생활 문화이자, 현대 예술과 결합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자산이다. 그 전통을 묵묵히 이어가는 이가 있다. 바로 35년째 민화를 그려온 박영선(가명) 장인이다. 그녀의 하루는 물감과 붓, 그리고 서민의 희로애락을 담은 상징들과 함께 흐른다. 장..

장인의 하루 2025.09.17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통 한과 장인 – 달콤함 속에 담긴 세월의 맛

한과(韓菓)는 단순히 달콤한 간식이 아니다. 그것은 수백 년을 이어온 우리의 생활 문화이자 의례의 상징이다. 명절이면 한과 상자가 빠지지 않았고, 혼례나 제례에도 반드시 올려졌다. 쌀, 꿀, 조청, 깨, 대추, 잣 등 자연의 재료로 빚어낸 한과는 계절의 흐름과 농사의 결실을 담은 음식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한과는 점점 낯선 존재가 되고 있다. 아이들은 초콜릿과 케이크를 더 친숙하게 여기고, 편의점 선반에서는 화려한 수입 과자가 자리 잡았다.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한과를 고집하며 세월의 맛을 이어온 이가 있다.바로 정미선(가명) 장인이다. 그녀는 40년 넘게 한과를 빚으며, 사라져 가는 전통을 지켜내고 있다. 장인의 하루는 새벽 반죽에 담긴 마음이다정 장인의 하루는 새벽 다섯 시, 어둠이 가시지 않은 ..

장인의 하루 2025.09.16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매듭 공예 장인 – 실과 마음을 엮어내는 손끝

매듭 공예는 단순히 실을 엮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한 땀 한 땀 엮어내는 삶의 기록이자 마음의 언어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의복, 장신구, 불교 의례, 궁중 장식에까지 매듭이 쓰였다. 단순히 장식을 넘어, ‘복을 기원하고 액운을 막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빠른 소비문화가 자리 잡은 오늘날, 매듭은 낡고 불편한 전통으로 치부되며 점차 잊혀가고 있다. 이 전통을 다시 현대에 되살려내는 이가 있다.바로 50년 동안 매듭과 함께 살아온 김은정(가명) 장인이다. 그녀의 하루는 여전히 실타래와 함께 시작되고, 실과 마음을 엮어내는 과정 속에서 삶의 무게를 전한다. 장인의 하루는 아침 햇살과 함께 시작되는 매듭의 길이다김 장인의 하루는 해가 떠오르기 전 조용한 작업실에서 시작된다. 한쪽 벽에는 형형..

장인의 하루 2025.09.15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제주 옹기 장인 – 화산의 흙으로 빚은 숨 쉬는 그릇

제주의 집 마당에는 늘 옹기가 있었다. 김치를 담그고, 된장을 발효시키며, 물을 저장하는 그릇으로 옹기는 제주인의 삶을 지탱했다. 특히 제주의 옹기는 화산섬 특유의 흙과 바람을 품고 있어 본토의 옹기와는 다른 개성을 지닌다. 하지만 오늘날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용기가 생활을 차지하면서, 옹기의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년 넘게 제주의 흙을 빚어 옹기를 만드는 강도윤(가명) 장인은 여전히 가마 앞을 지키며 불과 흙의 예술을 이어가고 있다. 화산섬의 흙으로 시작하는 제주 옹기 장인의 하루제주의 옹기는 흙에서부터 다르다. 강 장인은 직접 화산재가 섞인 흙을 캐 와서 거르고 반죽한다. 이 흙은 단단하면서도 미세한 기공이 많아, 옹기가 ‘숨 쉬는 그릇’이 될 수 있다. 그는 손으로 흙을..

장인의 하루 2025.09.14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담양 죽세공 장인 – 대나무 숲에서 피어난 삶의 예술

담양은 대나무로 유명한 고장이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대숲은 낮은 음율을 뿜어내며,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사람을 감싼다. 이곳에서는 수백 년 동안 대나무가 단순한 식물에 그치지 않았다. 바구니, 발, 부채, 다용도의 생활 도구가 모두 대나무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플라스틱과 기계 생산품이 보급되면서 죽세공은 점차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숲을 지키며 대나무를 손수 다듬는 장인이 있다. 박종현(가명) 장인은 40년간 대나무를 벗 삼아, 손끝에서 삶의 예술을 빚어온 죽세공 장인이다.그의 하루는 대나무의 숨결과 함께 흘러간다. 대나무와 함께 시작되는 장인의 하루아침 해가 떠오르면 박 장인은 대숲을 찾는다. 죽세공의 핵심은 좋은 대나무를 고르는 일이다. 대나무는 곧고 매끈해야 하며, 나..

장인의 하루 2025.09.13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진주 누비 장인 – 바늘 끝에 새긴 천년의 온기

한 벌의 옷은 단순히 몸을 덮는 도구를 넘어,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정신을 담는 매개체다. 특히 우리 조상들이 지혜롭게 전해온 '누비’는 한국의 기후와 생활환경에 맞춘 독창적인 바느질 기법으로, 그 안에 한국인의 섬세함과 인내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두 겹 이상의 천 사이에 솜을 넣고 일정한 간격으로 바느질해 보온성과 내구성을 높이는 누비는, 수백 년 동안 서민의 겨울옷에서부터 왕실의 의복, 심지어는 전쟁터의 갑옷 안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쓰였다. 그러나 산업화와 기계화의 흐름 속에서 손으로 천천히 꿰매는 누비는 설 자리를 잃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주에서는 여전히 바늘을 잡고 전통 누비를 이어가는 장인이 있다. 최은경(가명) 장인, 그녀는 50년 넘게 천과 바늘, 솜과 씨름하며 사람들의 삶을 따뜻하..

장인의 하루 2025.09.12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경주 금박 장인 – 황금빛으로 역사를 덧입히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수도이자 수많은 문화유산을 품고 있는 도시다. 그중에서도 불상, 탑, 궁궐 장식에서 눈에 띄는 것은 황금빛이다. 이 황금빛은 금박(金箔)을 얇게 두드려 장식물에 입히는 기법에서 비롯되었다. 금박은 단순히 화려함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신성함과 위엄을 상징하는 예술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계로 가공한 금박지가 대부분 사용되고, 전통 방식으로 금박을 제작하는 장인은 드물다. 경주에서 활동하는 59세의 장인 이현우(가명) 씨는 여전히 망치와 손끝으로 금박을 두드리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얇음을 향한 도전의 연속이 장인의 하루이다금박은 금을 종잇장처럼 얇게 펴는 기술이다. 장인은 작은 금덩이를 가죽 사이에 넣고 망치로 두드리며 얇게 늘린다. 수천 번의 두드림 끝에 금은 머리카락보다 얇아져 ..

장인의 하루 2025.09.11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주 소리굽쇠 장인 – 쇳소리에 혼을 불어넣다

전주는 판소리의 고향으로 유명하지만, 그 소리를 완성하는 도구 중 하나가 소리굽쇠다. 소리굽쇠는 악기나 목소리의 음정을 맞출 때 사용되는 작은 쇠붙이로, 정확한 음을 내는 것이 생명이다. 하지만 대량 생산되는 기계 제품이 대부분인 요즘, 전통 방식으로 소리굽쇠를 제작하는 장인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전주에서 45년간 대장간 불 앞을 지켜온 김영수(가명) 장인은 여전히 망치와 불을 이용해 손으로 소리굽쇠를 만든다.그의 하루는 단순한 금속 작업이 아니라, 음악의 뿌리를 지켜내는 길이다. 장인의 하루는 불과 망치로 아침을 시작한다새벽이 되면 그는 대장간의 불을 피운다. 숯불이 달아오르면 쇳덩이를 불 속에 넣고 기다린다. 붉게 달아오른 쇳덩이를 집게로 꺼내 망치로 두드리면, 쇳소리가 대장간에 울려 퍼진다. 작..

장인의 하루 2025.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