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은 오래전부터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며 바다와 함께 살아온 도시다. 하지만 이곳이 단지 어업과 바다만으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통영은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던 도시로, 군영과 관청, 그리고 양반가의 집들을 꾸미던 수많은 목공예 장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기도 하다. 그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통영 소목(木工)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예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나무의 결을 살려 가구를 만들고, 손끝으로 세월을 새겨 넣는 소목 장인의 삶은 단순히 ‘목수’라는 직업을 넘어선 예술의 경지라 할 수 있다. 통영에서 50년째 대패와 끌을 잡고 있는 이상훈(가명) 장인의 하루는 바로 그 증거다. 장인의 하루는 나무와 대화로 시작되는 아침으로부터이다이 장인의 하루는 작업실 한가운데 놓인 큼직한 원목 앞에서 시작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