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판소리의 고향으로 유명하지만, 그 소리를 완성하는 도구 중 하나가 소리굽쇠다. 소리굽쇠는 악기나 목소리의 음정을 맞출 때 사용되는 작은 쇠붙이로, 정확한 음을 내는 것이 생명이다. 하지만 대량 생산되는 기계 제품이 대부분인 요즘, 전통 방식으로 소리굽쇠를 제작하는 장인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전주에서 45년간 대장간 불 앞을 지켜온 김영수(가명) 장인은 여전히 망치와 불을 이용해 손으로 소리굽쇠를 만든다.그의 하루는 단순한 금속 작업이 아니라, 음악의 뿌리를 지켜내는 길이다. 장인의 하루는 불과 망치로 아침을 시작한다새벽이 되면 그는 대장간의 불을 피운다. 숯불이 달아오르면 쇳덩이를 불 속에 넣고 기다린다. 붉게 달아오른 쇳덩이를 집게로 꺼내 망치로 두드리면, 쇳소리가 대장간에 울려 퍼진다.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