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은 예로부터 ‘도자의 고향’이라 불려 왔다. 고려청자, 조선백자의 명맥을 이어온 이 땅에서는 오늘도 흙과 불을 다루는 장인들이 묵묵히 도자기를 빚어낸다. 그중에서도 72세의 도자기 장인 최성호(가명) 씨는 반세기 동안 물레를 돌려온 인물이다. 그의 공방에는 유약 냄새와 장작 타는 소리, 그리고 흙이 살아 숨 쉬는 기운이 가득하다. “도자기는 흙이 말하는 소리를 듣는 일입니다. 그 소리를 놓치면 그릇은 쉽게 깨지지요.”라는 그의 말은 단순한 도예 기술을 넘어 삶의 철학처럼 다가온다. 흙을 다듬는 첫 단계, 장인의 하루의 시작이다도자기의 하루는 흙을 고르는 일에서 시작된다. 최 장인은 흙더미를 손끝으로 만져보며 점성과 촉감을 확인한다. “흙이 너무 부드러우면 모양이 흐트러지고, 너무 거칠면 깨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