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民畵)는 ‘백성의 그림’이라는 이름을 가진 독특한 한국 전통 회화다.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화려하게 그려진 진채화(眞彩畵)와 달리, 민화는 서민들의 삶 속에서 태어나고 전해졌다. 그림 솜씨가 특별히 뛰어나지 않아도, 누구나 붓을 들어 자신의 소망과 기원을 담아냈다. 그래서 민화에는 호랑이가 우스꽝스럽게 웃기도 하고, 까치가 장난스럽게 앉아 있기도 하며, 책거리 속에는 배움에 대한 갈망이 채워져 있다.오늘날 민화는 단순한 옛 그림이 아니다. 일상의 기원을 담은 생활 문화이자, 현대 예술과 결합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자산이다. 그 전통을 묵묵히 이어가는 이가 있다. 바로 35년째 민화를 그려온 박영선(가명) 장인이다. 그녀의 하루는 물감과 붓, 그리고 서민의 희로애락을 담은 상징들과 함께 흐른다.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