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공예는 시간과 손끝이 만든 예술이다. 그중에서도 ‘칠보(七寶) 공예’는 불과 금속, 유리 가루가 만나 빛과 색을 창조하는 예술로,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섬세한 기법이다. 불 위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칠보의 색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장인의 혼이 담긴 결과물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칠보는 점차 잊혀져가는 공예 중 하나다. 오늘은 서울 종로의 작은 공방에서 칠보의 불꽃을 지켜가는 이도현(가명) 장인의 하루를 따라가 보았다. 장인의 하루는 불과 색, 칠보의 시작이다이 장인의 하루는 금속판을 다듬는 것으로 시작된다. 칠보의 바탕이 되는 구리판이나 은판 위에 유리 분말을 올리고,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내야 비로소 칠보 특유의 유려한 빛이 살아난다. 그는 “칠보는 색을 그리는 게 아니라, 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