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 29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강릉 전통 자개 장인 – 바다의 빛을 새긴 손끝

강릉은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도시로, 오랫동안 동해의 풍요로움을 품어왔다. 그중에서도 자개 공예는 바다에서 나는 조개껍질을 활용해 생활 속에 빛을 새겨 넣은 전통 예술이다. 조개껍질 속 은은한 빛깔을 갈고 다듬어 나무, 가구, 장신구에 붙여 넣으면, 마치 별빛처럼 반짝이는 문양이 탄생한다. 그러나 값싼 대량 생산품이 넘쳐나는 시대에 전통 자개 공예를 고수하는 장인은 손에 꼽힌다. 강릉에서 50년 가까이 자개 공예를 이어온 박성호(가명) 장인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빛을 작품에 새겨 넣으며, 잊혀가는 예술을 세상과 이어가고 있다. 그의 하루는 단순한 기술의 반복이 아니라, 수백 년 전통의 흔적을 오늘에 되살리는 과정이다. 바다에서 찾은 원료, 자개 장인의 하루의 시작이다자개 공예는 바다에서 시작된다. 장인은..

장인의 하루 2025.09.09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서울 단청 장인 – 천년 사찰에 색을 입히는 손

사찰이나 궁궐에 가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화려한 색의 단청이다. 단청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목재 건축물을 보호하고 건축물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전통 채색 기법이다. 하지만 단청은 수백 번의 붓질과 섬세한 안료 조합이 필요한 고난도의 작업으로, 이를 전승하는 장인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62세의 단청 장인 최지훈(가명) 씨는 30년 넘게 사찰과 궁궐에 색을 입혀온 인물이다.그의 하루는 천년의 역사 위에 새로운 색을 더하는 과정이다. 장인의 하루는 단청에 색을 준비하는 시간이다단청 작업은 색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최 장인은 천연 안료를 직접 갈아 곱게 만든다. 석청, 주황석, 청금석 같은 광물을 곱게 빻아 만든 안료는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다. 그는 안료를 아..

장인의 하루 2025.09.08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순천 전통 장독대 장인 – 흙과 숨결이 만든 발효의 집

한국의 음식 문화에서 장독대는 단순한 그릇이 아니다. 장독대 속에는 간장, 된장, 고추장 같은 발효 음식이 숙성되며, 그 집안의 맛과 전통이 이어진다. 하지만 요즘 아파트 생활이 늘어나면서 마당에 장독대를 두는 집은 거의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 방식으로 장독을 빚는 장인들이 있어 우리의 발효 문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남 순천에서 40년 넘게 흙을 빚어 장독을 만든 김민호(가명) 장인은 흙과 불, 그리고 발효의 철학을 담아내는 인물이다. 그의 하루는 단순히 그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맛을 지키는 과정이다. 흙을 다듬는 첫 손길로부터 장인의 하루는 시작된다장독의 품질은 흙에서 시작된다. 김 장인은 순천 인근 산에서 나는 붉은 황토를 직접 채취한다. 황토는 단단하면서도 숨을 쉴 수..

장인의 하루 2025.09.07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강화 화문석 짜기 장인 – 풀잎에 새긴 삶의 무늬

강화도는 넓은 평야와 갯벌로 유명하지만, 이곳에서 전해 내려오는 특별한 공예품이 있다. 바로 화문석(花紋席)이다. 화문석은 왕실과 양반가에서 사용되던 고급 돗자리로, 모시풀과 왕골을 엮어 아름다운 꽃무늬를 새긴 것이 특징이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사계절의 자리’라 불렸으며, 그 무늬 하나하나에 장인의 정성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기계 직물과 플라스틱 매트가 대중화되면서 화문석은 점점 잊혀 가고 있다. 72세의 장인 정순자(가명) 씨는 강화도에서 평생 화문석을 짜며 전통을 이어온 몇 안 되는 장인 중 한 사람이다.그녀의 하루는 풀잎에 무늬를 새기며 삶을 기록하는 여정이다. 풀잎을 고르는 손끝을 담은 장인의 하루정 장인의 하루는 왕골을 다듬는 일로 시작된다. 왕골은 습한 땅에서 자라는 풀로,..

장인의 하루 2025.09.06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통영 소목(木工) 장인 – 나무결에 새긴 세월의 이야기

통영은 오래전부터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며 바다와 함께 살아온 도시다. 하지만 이곳이 단지 어업과 바다만으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통영은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이 있던 도시로, 군영과 관청, 그리고 양반가의 집들을 꾸미던 수많은 목공예 장인들이 모여 살던 곳이기도 하다. 그 전통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통영 소목(木工)은 한국을 대표하는 공예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나무의 결을 살려 가구를 만들고, 손끝으로 세월을 새겨 넣는 소목 장인의 삶은 단순히 ‘목수’라는 직업을 넘어선 예술의 경지라 할 수 있다. 통영에서 50년째 대패와 끌을 잡고 있는 이상훈(가명) 장인의 하루는 바로 그 증거다. 장인의 하루는 나무와 대화로 시작되는 아침으로부터이다이 장인의 하루는 작업실 한가운데 놓인 큼직한 원목 앞에서 시작된..

장인의 하루 2025.09.05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전주 비단 직조 장인 – 천년의 빛을 짜내는 손끝

전주는 예로부터 비단과 한지로 유명한 고장이다. 고려와 조선을 거쳐 내려오며 비단은 왕실과 귀족의 옷감으로 사용되었고, 서민들에게는 꿈같은 사치품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값싼 공산품과 기계織物(직물)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전통적인 직조 방식으로 비단을 짜내는 장인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손끝에서 천년의 빛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68세가 된 박은주(가명) 장인은 40년 넘게 베틀 앞에 앉아 실을 걸고, 하루 10시간 이상을 손으로 북을 움직이며 비단을 짜온 인물이다.그녀의 하루는 단순한 직업을 넘어, 전주가 품고 있는 문화유산을 지켜내는 긴 여정과도 같다. 장인의 하루를 여는 베틀 소리박 장인의 공방은 이른 새벽, 해가 떠오르기도 전에 문을 연다...

장인의 하루 2025.09.04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포항 대게 어망 수선 장인 – 바다를 지탱하는 숨은 손길

경북 포항의 새벽 바다는 언제나 분주하다. 부두에는 갓 잡아 올린 대게를 실은 어선이 줄지어 들어오고, 시장에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대게 하면 흔히 화려한 식탁 위의 별미를 떠올리지만,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다. 바로 어망 수선 장인들이다. 낡고 찢어진 그물은 바다 위에서 치명적이다. 어부들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그리고 지속 가능한 어업을 가능하게 하도록 묵묵히 바느질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65세의 장인 김종필(가명) 씨는 40년 넘게 그물을 꿰매며 바다와 함께 살아온 인물이다. 바늘과 실로 시작되는 장인의 하루김 장인의 하루는 새벽녘 부두의 창고에서 시작된다. 어부들이 들고 온 낡은 어망은 크기만 해도 수십 미터. 곳곳에 찢긴 흔적과 끊어진 매듭들이 바다의 ..

장인의 하루 2025.09.03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이천 도자기 장인 – 흙과 불이 빚어낸 삶의 그릇

경기도 이천은 예로부터 ‘도자의 고향’이라 불려 왔다. 고려청자, 조선백자의 명맥을 이어온 이 땅에서는 오늘도 흙과 불을 다루는 장인들이 묵묵히 도자기를 빚어낸다. 그중에서도 72세의 도자기 장인 최성호(가명) 씨는 반세기 동안 물레를 돌려온 인물이다. 그의 공방에는 유약 냄새와 장작 타는 소리, 그리고 흙이 살아 숨 쉬는 기운이 가득하다. “도자기는 흙이 말하는 소리를 듣는 일입니다. 그 소리를 놓치면 그릇은 쉽게 깨지지요.”라는 그의 말은 단순한 도예 기술을 넘어 삶의 철학처럼 다가온다. 흙을 다듬는 첫 단계, 장인의 하루의 시작이다도자기의 하루는 흙을 고르는 일에서 시작된다. 최 장인은 흙더미를 손끝으로 만져보며 점성과 촉감을 확인한다. “흙이 너무 부드러우면 모양이 흐트러지고, 너무 거칠면 깨지기..

장인의 하루 2025.09.02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남해 소금 장인 – 바다에서 하얀 보물을 건져 올리다

남해의 바다는 단순히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곳이 아니다. 바닷바람이 스치고 태양이 내리쬐는 이곳에서는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전통 소금이 태어난다. 하얀 결정으로 빛나는 천일염은 우리 식탁의 기본이지만, 그 뒤에는 바다와 하루 종일 씨름하는 장인의 손길이 숨어 있다.68세의 소금 장인 박영수(가명) 씨는 새벽부터 소금밭을 지키며 바다의 선물을 인간의 음식으로 바꿔내고 있었다. 바다와 함께하는 새벽이면 장인의 하루도 시작된다그의 하루는 새벽 네 시, 바닷물이 들어오는 시각에 맞춰 시작된다. 갯벌과 연결된 소금밭의 물길을 열면 바닷물이 서서히 스며든다. 그는 물살의 세기와 바람의 방향을 살펴가며 적절한 양만 받아들인다. “소금은 바다와 태양, 그리고 바람이 함께 만드는 겁니다. 사람은 그저 돕는 것뿐이죠..

장인의 하루 202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