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늘 인간에게 두려움과 동시에 희망의 공간이었다. 바다를 건너야 새로운 땅을 만날 수 있었고, 그 바다를 오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배가 필요했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예로부터 배를 만드는 기술이 발달했는데, 그 중심에는 목선(木船)을 만드는 장인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강철과 엔진으로 무장한 거대한 선박들이 바다를 누비지만, 불과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한국 어촌 곳곳에서는 장인들이 손수 깎아낸 나무배가 어부들의 삶을 지탱했다.전라남도 완도의 작은 어촌 마을에서 만난 박태수(가명) 장인은 60년 가까이 나무 배를 만들어온 목선 장인이다. 그의 하루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무거운 나무를 다듬고, 그 위에 자신의 혼을 불어넣는 작업으로 채워진다. 나무를 다루는 그의 손끝은 단순히 한 척의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