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발은 우리의 전통 가옥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였다. 한옥의 창호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무틀 안에 얇게 붙여진 한지가 바람을 막아주고, 햇살을 은은하게 걸러내며 공간을 따뜻하게 만든다.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빛과 그림자를 조율하는 지혜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현대 아파트와 유리창의 보급으로 종이발은 점차 설 자리를 잃었다. 지금은 일부 전통 건축이나 문화재 복원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이 사라져 가는 전통을 고집스럽게 이어가는 이가 있다.바로 이재훈(가명) 장인이다. 그는 45년간 종이발을 만들며, 빛과 그림자의 미학을 오늘날에도 전하고 있다. 장인의 하루는 종이와 나무로 아침을 시작한다이 장인의 하루는 나무와 한지를 마주하는 일로 시작된다. 그는 먼저 종이발에 맞는 나무를 고른다. 나무는 대체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