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는 예로부터 비단과 한지로 유명한 고장이다. 고려와 조선을 거쳐 내려오며 비단은 왕실과 귀족의 옷감으로 사용되었고, 서민들에게는 꿈같은 사치품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값싼 공산품과 기계織物(직물)들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전통적인 직조 방식으로 비단을 짜내는 장인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손끝에서 천년의 빛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로 68세가 된 박은주(가명) 장인은 40년 넘게 베틀 앞에 앉아 실을 걸고, 하루 10시간 이상을 손으로 북을 움직이며 비단을 짜온 인물이다.그녀의 하루는 단순한 직업을 넘어, 전주가 품고 있는 문화유산을 지켜내는 긴 여정과도 같다. 장인의 하루를 여는 베틀 소리박 장인의 공방은 이른 새벽, 해가 떠오르기도 전에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