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신 한 켤레에 깃든 발걸음의 기억을 담은 장인의 하루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편리한 운동화와 값싼 슬리퍼를 신는다. 발은 점점 무감각해지고, 신발은 점점 기계적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지금도, 손으로 한 올 한 올 짚을 엮어 전통 짚신을 만드는 장인이 있다. 서울 외곽의 농촌 마을, 그곳에 사는 정봉채(가명, 78세) 씨는 오늘도 짚을 삶고 있다.그는 50년 넘게 짚신만을 만들어왔다. “나는 짚신을 신는 게 아니라, 짚신으로 땅을 느끼는 거예요.” 정 장인은 사람들이 땅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아쉬워한다. 그래서 그는 손으로 땅의 결을 엮는다. 짚신은 단순한 신발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그리고 발 사이의 오래된 대화다. 장인의 하루 안에 깃든 한 올의 정성, 발의 기억을 되살리다짚신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