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의 새벽 바다는 언제나 분주하다. 부두에는 갓 잡아 올린 대게를 실은 어선이 줄지어 들어오고, 시장에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대게 하면 흔히 화려한 식탁 위의 별미를 떠올리지만,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있다. 바로 어망 수선 장인들이다. 낡고 찢어진 그물은 바다 위에서 치명적이다. 어부들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그리고 지속 가능한 어업을 가능하게 하도록 묵묵히 바느질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65세의 장인 김종필(가명) 씨는 40년 넘게 그물을 꿰매며 바다와 함께 살아온 인물이다. 바늘과 실로 시작되는 장인의 하루김 장인의 하루는 새벽녘 부두의 창고에서 시작된다. 어부들이 들고 온 낡은 어망은 크기만 해도 수십 미터. 곳곳에 찢긴 흔적과 끊어진 매듭들이 바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