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은 바람과 태양, 흙과 물이 만든 색입니다.” 전통 염색 장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한국 전통 염색은 단순히 천을 물들이는 기술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협력해 빚어내는 철학이었다. 특히 쪽풀로 염색한 쪽빛은 우리 민족의 상징적인 색 중 하나였다.경상북도 예천에서 3대를 이어 쪽 염색을 이어온 김소연(가명) 장인의 하루는 새벽부터 시작된다. 그녀는 쪽풀을 다듬고 발효통을 살피며, 자연의 색을 불러내는 작업을 한다.화학 염료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녀의 손끝에서 태어난 쪽빛은 희귀한 예술이다. 장인의 하루는 쪽빛을 만드는 과정이다쪽풀은 단순히 잎을 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잘 자란 쪽잎을 수확해 물에 담그고, 발효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푸른빛을 낼 수 있다. 이 과정은 미생물과 효소가 함께 만들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