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하루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부산 수제 어묵 장인 – 바다와 불이 빚어낸 손맛

goomio1 2025. 8. 31. 07:42

부산의 자갈치 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은은한 기름 냄새와 함께 바다 내음이 어우러져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곳에는 수십 년째 어묵을 손수 만들며 전통의 맛을 지켜온 장인이 있다. 빠르게 돌아가는 공장식 생산과 달리, 그는 여전히 새벽마다 신선한 생선을 갈아 반죽하고, 대나무 꼬치에 정성스레 끼워 불 앞에서 구워낸다. 그의 어묵은 단순한 길거리 간식이 아니라 바다와 사람을 이어주는 음식 문화의 상징이었다.

 

수제 어묵 장인의 하루

새벽시장에서 시작되는 장인의 하루

장인의 하루는 새벽 다섯 시, 부산의 항구 근처에서 열린 생선 경매장에서 시작된다. 그는 반죽에 쓰일 생선을 직접 고른다. “어묵의 맛은 결국 생선에서 나오지요. 싱싱한 고등어, 명태, 또는 잡어를 섞어야 깊은 맛이 납니다.” 손수 골라 담은 생선은 공방으로 옮겨져 곧장 손질된다.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내장을 제거하고, 뼈를 발라내는 일은 손에 힘과 섬세함을 동시에 요구한다.

 

장인의 하루는 반죽과 손길, 불 앞의 긴장이 숨어 있다

손질한 생선은 맷돌에 곱게 갈아 밀가루와 소금, 야채를 섞는다. 그는 기계보다는 여전히 손으로 반죽을 치댄다. “손맛이 들어가야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이 나옵니다.” 준비된 반죽은 대나무 꼬치에 곱게 감겨나가며, 불 앞에서 구워진다. 불 조절이 어묵의 성패를 가르기 때문에 장인은 불 앞에서 단 1초도 눈을 떼지 않는다. 기름에서 막 건져낸 어묵은 노릇한 빛깔과 함께 고소한 향을 풍기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추억이 깃든 어묵 한 꼬치, 한 꼬치가 장인의 하루이다

이 장인의 어묵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이 아니다. 시장을 찾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옛날 맛이 난다”며 감탄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먹는 즉석 어묵 한 꼬치는 사람들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과 따뜻한 정을 떠올리게 한다. “어묵은 부산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한 꼬치에도 사람들의 추억과 사연이 담겨 있어요.” 장인은 늘 손님들과 이야기 나누며, 그들의 기억 속에 맛과 온기를 함께 선물한다.

 

전통을 넘어 세계로 이어가는 장인의 하루

최근 그는 어묵을 단순한 간식이 아닌 건강식, 나아가 세계 음식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첨가물을 최소화하고, 바다의 맛을 살린 어묵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온라인 판매를 통해 전국으로 어묵을 보내고, 해외 전시회에도 참가한다. “수제 어묵은 부산의 정체성이자 문화입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 제 꿈이죠.” 장인의 하루는 바다의 선물과 불의 정성을 담아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부산 자갈치 시장의 수제 어묵 장인. 신선한 생선과 손맛으로 만들어낸 어묵 한 꼬치에는 바다와 사람의 추억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