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은 대나무로 유명한 고장이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대숲은 낮은 음율을 뿜어내며,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사람을 감싼다. 이곳에서는 수백 년 동안 대나무가 단순한 식물에 그치지 않았다. 바구니, 발, 부채, 다용도의 생활 도구가 모두 대나무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플라스틱과 기계 생산품이 보급되면서 죽세공은 점차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대숲을 지키며 대나무를 손수 다듬는 장인이 있다. 박종현(가명) 장인은 40년간 대나무를 벗 삼아, 손끝에서 삶의 예술을 빚어온 죽세공 장인이다.그의 하루는 대나무의 숨결과 함께 흘러간다. 대나무와 함께 시작되는 장인의 하루아침 해가 떠오르면 박 장인은 대숲을 찾는다. 죽세공의 핵심은 좋은 대나무를 고르는 일이다. 대나무는 곧고 매끈해야 하며,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