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옻칠을 하면 그것은 단순한 목재가 아니라 수백 년을 버티는 예술품이 된다. 일본의 전통 칠기(漆器)는 그 자체로 자연과 인간의 협업이며, 오랜 시간이 만든 빛을 품은 생활의 예술이다. 반짝이는 붉은 칠기 그릇, 검은 옻칠의 깊은 광택, 그리고 금가루로 장식한 마키에(蒔絵)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일본인의 심미안을 대표한다.하지만 옻칠은 그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간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은 독성을 지니고 있어 작업자가 피부에 닿으면 심한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또 칠이 제대로 건조되려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야 하며, 한 번 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수십 번 반복해야만 원하는 광택과 내구성이 나온다.오늘은 이 복잡하고 고된 과정을 평생의 길로 삼은 니시무라 아키라(가명) 장인의 하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