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은 한국인의 삶과 정신이 스며든 전통 건축물이다. 그러나 현대식 아파트와 빌라가 들어서면서 점점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경북 안동에는 낡은 기와집과 목조 한옥을 고치며 전통의 숨결을 지켜내는 장인이 있다. 김성호(가명, 68세) 장인은 평생을 대목수로 살아온 사람으로, 한옥의 구조와 미학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그의 하루는 단순히 집을 고치는 일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기억을 이어가는 과정이었다.
장인의 하루는 나무와 흙, 자연에서 온 재료들로 만들어진다
김 장인은 공사에 들어가기 전 반드시 재료를 확인한다. 한옥의 기본은 목재와 흙, 그리고 기와다. 목재는 소나무를 가장 많이 쓰는데, 결이 곧고 수분이 적은 것을 골라야 수십 년을 버틴다. 흙은 황토가 필수다. 벽체와 온돌 바닥에 쓰이는 흙은 땅의 온기를 담아내며, 습도 조절 기능까지 한다. “한옥은 자연에서 와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집입니다.” 장인은 늘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한다.
세월을 고치는 손길이 담겨있는 장인의 하루
낡은 한옥을 수리하는 과정은 마치 수술과도 같다. 삭은 나무를 교체하고, 무너진 기둥을 다시 세워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존 구조와의 어울림이다. 현대 자재를 쓰면 빠르고 편리하지만, 그는 고집스럽게 전통 방식만 고수한다. 못 대신 나무못을 쓰고, 기와를 얹을 때도 옛 방식을 따른다. “한옥은 사람의 손때와 시간이 쌓여야 아름답습니다. 기계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지요.”
장인의 하루는 집에 깃든 사람의 이야기이다
김 장인은 집을 고치면서 늘 그 집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오래된 대청마루에는 아이들의 발자국이, 기둥에는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스며 있죠.” 그래서 그는 한옥을 수리할 때마다 사람들의 추억까지 함께 지켜낸다는 사명감을 느낀다.
미래를 위한 한옥의 가치를 담는 장인의 하루
김 장인의 기술은 이제 후배 장인들에게 전수되고 있다. 대학 건축학과 학생들이 그의 공방을 찾아 배우고, 해외 연구자들 또한 그의 작업을 기록한다. “한옥은 단순히 옛집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켜야 할 우리의 문화유산입니다.” 그는 오늘도 땀 흘리며 대목의 손길로 집을 고친다. 안동의 바람과 흙냄새가 묻어나는 그의 하루는 한국 건축의 정체성을 이어가는 여정이었다.
안동 목조 한옥 수리 장인 김성호. 낡은 기와집과 목조 한옥을 전통 방식으로 고치며 세대의 기억과 한국 건축의 정체성을 지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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