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하루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가죽 신발을 다시 살리는 구두 수선 장인

goomio1 2025. 7. 18. 19:00

낡은 구두에도 사람의 걸음이 남아 있는 장인의 하루

길거리를 걷다 보면 낡은 구두를 신고 다니는 사람을 볼 수 있다. 광이 바래고 밑창이 닳아 구멍이 났지만, 그 신발은 여전히 주인의 발을 감싸고 있다. 서울 종로구 피맛골 근처, 오래된 구두 수선점에서 최동훈(가명, 65세) 씨는 오늘도 가죽 구두를 손질하고 있다. 그는 40년 가까이 구두 수선만을 전문으로 해온 장인이다.

최 장인은 말한다. “신발은 사람의 걸음이에요. 밑창이 닳았다고 버리면, 그 사람의 시간이 사라지는 거예요.” 그의 하루는 그렇게 닳고 찢어진 가죽 구두를 다시 살려, 사람들의 걸음을 이어주는 일로 채워진다.

 

가죽 신발을 다시 살리는 구두 수선 장인의 하루

신발 하나에도 사람의 습관이 있다고 믿는 장인의 하루

구두 수리는 단순히 밑창을 갈아 끼우는 것만이 아니다. 최 장인은 먼저 신발의 가죽 상태, 발볼, 굽의 각도까지 세밀히 살핀다. “누군가는 바깥쪽이 많이 닳고, 누군가는 앞코가 먼저 해져요. 그걸 알아야 제대로 고칠 수 있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20년 된 수제 구두 복원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객은 아버지에게 선물 받은 구두라며 의뢰했다. 굽은 완전히 닳았고, 가죽 표면은 갈라져 있었다. 하지만 최 장인은 원래 가죽을 최대한 살리며 복원했고, 굽은 옛날 방식 그대로 가죽층을 쌓아 맞췄다. 완성된 구두를 본 고객은 “아버지와 다시 걷는 느낌”이라며 깊은 감동을 표현했다.

 

장인의 하루는 기계보다 중요한 건 손의 감각이다

최동훈 장인은 신발 수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손의 감각이라고 말한다. “기계로 하면 빠르지만, 사람마다 발 모양이 다 달라요. 손으로 만져야 알아요.” 그래서 그는 굽 수리, 안창 교체, 발볼 조절까지 모두 손으로 작업한다.

특히 발에 맞는 구두를 찾기 힘든 사람들, 예를 들어 발이 많이 휘었거나, 정형 신발이 필요한 고객들은 꼭 최 장인을 찾는다. 한 번은 족저근막염이 심한 고객이 의뢰해 온 수제 구두를 굽 높이를 조정해 다시 맞춰줬다. 고객은 “신발 하나 고쳤을 뿐인데, 걸음걸이가 달라졌어요”라고 말했다.

최 장인은 매일 손으로 가죽을 만지며, 각 신발에 맞는 최적의 밸런스를 찾아낸다. 그것이 그의 기술력이다.

 

오래된 구두가 다시 길을 걷는 순간 장인의 하루는 빛을 발한다

요즘은 구두를 고치는 사람보다 새로 사는 사람이 더 많다. 하지만 최동훈 장인은 여전히 자신의 방식을 고집한다. 그의 작업실 한쪽에는 낡은 구두들이 가득 쌓여 있다. 어떤 것은 10년, 어떤 것은 20년이 넘은 것들이다.

“신발도 사람처럼 손길을 받으면 다시 걷습니다.” 그는 밑창을 갈고, 가죽을 문지르고, 끈까지 새로 엮어준다. 고객이 고친 구두를 신고 걸어갈 때, 그 뒷모습을 보며 그는 또 하나의 일을 마무리한다. 오늘도 그의 하루는 사람들의 걸음을 이어주고 있다.


서울 종로, 닳은 구두를 다시 살리는 구두 수선 장인이 있다. 사람들의 걸음을 이어주는 그의 하루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