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하루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필름 카메라를 복원하는 동네 카메라 장인

goomio1 2025. 7. 19. 11:50

멈춘 셔터, 다시 기억을 담는 장인의 하루

사진은 기억을 담는 도구다. 스마트폰이 대세인 시대지만, 여전히 필름 카메라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오래된 셔터와 필름의 감성은 디지털로 대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름 카메라는 한 번 고장이 나면 부품도, 기술자도 찾기 어렵다. 서울 충무로 골목 안, 오래된 카메라 수리점. 그곳에서 박영호(가명, 68세) 씨는 오늘도 필름 카메라를 열고 닫고 있다. 그는 40년 넘게 필름 카메라 수리와 복원을 전문으로 해온 장인이다.

박 장인은 말한다. “카메라는 단순히 사진을 찍는 기계가 아니에요. 사람들의 시간을 찍어두는 도구죠.” 그의 하루는 그렇게 멈춰버린 셔터를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일로 가득하다.

 

필름 카메라를 복원하는 동네 카메라 장인의 하루

필름 카메라 한 대에 담긴 이야기를 전하는 장인의 하루

필름 카메라 수리는 기계식 부품 하나하나를 손으로 다루는 정밀한 작업이다. 박 장인은 카메라를 먼저 귀에 대고 셔터 소리, 필름 감기는 소리를 듣는다. “눈으로 보기 전에 귀로 먼저 상태를 알아야 해요.”

특히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독일제 라이카 M3 복원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객은 할아버지께 물려받은 카메라라며 가져왔는데, 셔터막이 찢어지고 렌즈는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박 장인은 셔터막을 직접 재봉틀로 다시 만들고, 렌즈를 분해해 곰팡이 제거 후 다시 맞췄다. 완성된 카메라로 찍은 첫 사진을 본 고객은 “이건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가족의 역사를 되살린 거예요”라고 말했다.

 

기계보다 감각이 중요한 이유를 말하는 장인의 하루

박영호 장인은 필름 카메라 수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각’이라고 강조한다. “기계는 정확하지만, 사람 손의 느낌은 기계가 못 따라와요.” 그래서 그는 전자기기보다 기계식 카메라를 더 선호한다.

한 번은 유명 사진작가가 사용하는 중형 필름 카메라를 고쳐달라는 요청이 왔다. 조리개 조절링이 걸리고, 필름 장전 레버가 헐거운 상태였다. 박 장인은 부품을 새로 만들지 않고, 원래 부품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식으로 복원했다. 고객은 “필름 질감까지 다시 살아났다”며 만족했다.

그는 하루에 많아야 두세 대만 수리한다. 그만큼 한 대 한 대에 쏟는 정성이 크다.

 

오래된 카메라, 다시 추억을 담는 순간 장인의 하루가 완성된다

요즘은 필름 카메라보다 디지털과 스마트폰이 더 흔하다. 하지만 박영호 장인은 여전히 카메라 수리점을 지키고 있다. 그의 작업실 한쪽에는 1950~80년대 다양한 필름 카메라들이 진열돼 있다.

“필름은 기다림이 있어요. 바로 결과를 볼 수 없으니까 더 특별하죠.” 그는 오늘도 카메라를 열고, 작은 나사를 풀고, 셔터를 조정한다. 그리고 완성된 카메라를 고객에게 건네는 순간, 사람들은 다시 추억을 찍을 준비를 한다. 그의 하루는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과 시간을 되살리는 일로 흘러간다.


장인의 하루가 시작되는 서울 충무로, 필름 카메라를 복원하고 수리하는 장인이 있다. 멈춘 셔터 속 기억까지 되살리는 그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