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는 인간의 지혜가 가장 잘 응축된 발명품 중 하나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종이는 기계로 대량 생산되며, 수명이 길어야 수십 년 남짓이다. 그에 비해 일본의 전통 종이, **와시(和紙)**는 천 년을 버틴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 나라현의 쇼소인(正倉院)에 보관된 8세기 문서들이 아직도 선명한 글씨를 유지하고 있는 사실은 와시의 놀라운 내구성을 증명한다.와시는 단순히 기록을 위한 매체가 아니라 일본 미학과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문화유산이다. 손으로 한 장 한 장 뜬 종이는 숨을 쉬듯 자연스럽고, 빛을 받으면 은은하게 투명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값싼 산업용 종이에 밀려, 와시를 만드는 장인의 수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오늘은 일본 시마네현 깊은 산골 마을에서 와시 제작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