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한 민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정신을 담는 상징적인 존재다. 일본에서 칼은 전쟁의 무기이자 동시에 요리의 도구로 발전해 왔다. 무사 시대에는 사무라이의 혼으로 불리던 일본도(日本刀)가 그 상징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세계 최고의 주방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 두 가지 길 모두를 지탱해 온 뿌리에는 ‘장인’이 있다. 그들은 불과 쇠, 그리고 끝없는 인내로 강철에 생명을 불어넣었다.특히 오사카 인근의 사카이(堺) 지역은 600년 넘게 칼 제작의 중심지로 자리잡아왔다. 사카이는 원래 해상 교역의 도시였고, 다양한 기술과 문화가 모이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칼 장인들은 세대를 이어가며 일본 칼의 명맥을 유지했다. 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칼은 오늘날에도 전 세계 셰프와 장인들의 손에 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