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하루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금이 간 유리잔을 되살리는 유리 복원 장인

goomio1 2025. 8. 8. 07:35

작은 금이 간 유리잔을 대부분 사람들은 버린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 유리잔은 추억의 일부이고, 잊을 수 없는 선물일 수 있다. 부산 영도구의 한 작은 작업실에서는 박선호(가명, 55세) 장인이 금이 간 유리잔과 오래된 유리 공예품을 복원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는 25년 동안 유리와 씨름하며, 버려질 뻔한 유리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왔다.

금이 간 유리잔을 복원하는 유리 장인의 하루

그는 말한다. “유리는 사람의 마음 같아요. 깨져도 다시 이어질 수 있죠. 단, 그 흔적은 남아야 해요.”

 

유리 장인의 하루는 유리의 상처를 읽는 시간이다

박 장인은 복원 전, 유리의 금과 파손 부위를 유심히 살핀다. 깨진 면의 결, 균열의 방향, 유리의 색감을 파악해야 복원할 수 있다. 그는 전 세계에서 수입한 특수 접착제와 열처리 기법을 활용한다.

기억에 남는 의뢰는 일본에서 온 한 손님이 가져온 작은 유리 화병이었다. 1930년대 제작된 이 화병은 할머니가 쓰던 것이었고, 운송 중 깨졌다고 한다. 그는 2주간 깨진 조각 하나하나를 맞추고, 보이지 않는 선까지 매끈하게 복원했다.

 

보이지 않는 마감, 보이는 아름다움이 있는 장인의 하루

유리 복원의 핵심은 ‘흔적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다. 완전히 감추는 방법도 있지만, 박 장인은 일부러 복원 부위에 은은한 색의 라인을 남기기도 한다. “그게 이 유리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죠.”

그는 복원 후 표면을 폴리싱해 원래의 광택을 되살린다. 이를 위해 1,000번 이상의 미세 샌딩을 반복한다.

 

버려진 유리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장인의 하루

그의 고객 중 상당수는 오래된 카페나 레스토랑 주인들이다. 빈티지 유리컵, 와인잔, 샹들리에 부품까지—그는 모든 유리를 복원할 수 있다. 때로는 복원보다 더 튼튼하게 만든다.

그는 복원 작업을 ‘시간을 거꾸로 되돌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유리는 원래 수백 년을 버텨야 하는데, 사람들의 손에서 떨어져 깨질 뿐이에요.”

 

투명한 장인의 하루, 깨끗한 손길이 머문다

작업실 한쪽 벽에는 복원 전후 사진들이 걸려 있다. 망가진 유리가 다시 반짝이고, 손님들의 미소가 함께 남아 있다. 그는 오늘도 버려질 뻔한 유리잔에 손을 댄다.

“유리는 빛을 담아요. 빛을 다시 담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일이죠.” 그의 하루는 유리처럼 투명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비친다.


부산 영도, 금이 간 유리잔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박선호 장인의 하루. 추억과 함께 빛나는 유리 복원의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