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하루

장인의 하루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수제 가죽 벨트를 만드는 가죽 공예 장인

goomio1 2025. 8. 1. 07:31

벨트는 흔한 패션 아이템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수십 년을 함께한 동반자이기도 하다. 대량 생산된 가죽 제품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손으로 만든 단 하나의 벨트’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가죽 공방에서 정재헌(가명, 59세) 장인은 하루 종일 가죽을 재단하고 꿰매며 살아간다. 그는 30년 이상 수제 가죽 벨트만을 만들어 온 전통 가죽 장인이다.

정 장인은 말한다. “가죽은 속이지 않아요. 손이 정직하면, 결과도 정직하게 나옵니다.”

 

수제 가죽 벨트를 만드는 가죽 공예 장인의 하루

가죽은 손에 닿은 시간만큼 깊어진다 이것이 장인의 하루이다

벨트를 만들기 위해 그는 먼저 원피(原皮)를 고른다. 소가죽, 말가죽, 송아지 가죽 등 질감과 강도, 사용 목적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그는 “손에 오래 잡히면 잡힐수록 좋은 벨트가 돼요. 가죽은 손을 기억해요”라고 말한다.

고객 중에는 아버지에게 드릴 벨트를 만들어달라는 청년도 있었다. 그는 부드럽고 튼튼한 가죽을 고르고, 이니셜을 각인해 정성껏 꿰맸다. 고객은 “한 사람만을 위한 물건이라 더 의미가 크다”라고 했다.

 

장인의 하루엔 기계로 못 만드는 가죽의 온도가 있다

재단과 염색, 본딩과 스티칭까지 모든 공정이 손작업이다. 정 장인은 미리 뜨거운 송곳으로 스티치 자국을 내고, 실로 수백 번 바느질을 한다.

“기계 바느질은 빠르지만 틈이 없어요. 손 바느질은 빈틈도 있고, 그래서 따뜻하죠.” 그는 하루 한 개의 벨트만 만든다. 정성과 시간이 제품에 고스란히 담긴다.

 

장인의 하루 가죽은 사람의 습관을 기억한다

시간이 지나면 가죽에는 주름이 생기고 색이 짙어진다. 정 장인은 그것을 ‘기억의 흔적’이라고 말한다. “주름 하나하나가 그 사람의 움직임이에요.”

그래서 그는 벨트 수선도 자주 한다. 오래된 벨트를 복원하며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은 단지 제품 수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 줄의 가죽에 담긴 장인의 하루

정 장인의 작업대 위에는 가죽 조각과 바늘, 실, 송곳이 놓여 있다. 그는 오늘도 가죽을 다듬고 꿰매며, 누군가의 허리띠가 될 물건을 만든다.

“사람 허리를 감싸는 건 단단함보다 믿음이에요.” 그의 하루는 그렇게, 가죽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이어주는 시간이다.


서울 동작구, 수제 가죽 벨트를 만드는 장인이 있다. 손끝으로 가죽에 의미를 새기는 그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