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낡은 바이크를 복원하는 클래식 오토바이 장인
장인의 하루는 쇳덩이 위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것이다
사람들은 낡은 오토바이를 보면 ‘버릴 때가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서울 강북구 미아사거리 근처의 한 정비소에서는 달리 생각한다. 최성필(가명, 62세) 장인은 30년 이상 클래식 바이크 복원과 수리에 몰두해 온 정비 장인이다. 그는 말한다. “오토바이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로망이에요. 사람마다 추억이 다 달라요.”
그의 하루는 녹슨 프레임을 다시 갈고, 시동이 걸리지 않던 엔진에 다시 불을 붙이는 일로 가득하다.
클래식 바이크는 장인의 하루가 이은 기억을 탈것이다
최 장인은 수리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고객에게 그 오토바이를 타던 시절 이야기를 묻는다. “이건 그냥 고치는 게 아니에요. 그 사람의 이야기를 복원하는 거니까.”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는 1970년대 혼다 CB500 복원 의뢰였다. 고객은 아버지가 청춘 시절 타던 바이크라며 가져왔고, 바이크는 완전히 고철 상태였다. 그는 프레임을 새로 용접하고, 당시 모델에 맞는 부품을 어렵게 수입해 원형 그대로 복원했다. 그 바이크가 시동을 걸고 처음 ‘웅’ 하는 소리를 냈을 때, 고객은 “아버지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기계도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장인의 하루
최성필 장인의 손은 크고 거칠지만, 엔진 앞에서는 누구보다 섬세하다. 그는 말한다. “기계도 느껴요. 대충 다루면 다시 안 돌아옵니다.” 그래서 그는 정비보다 ‘대화’에 가깝다고 표현한다.
고장 난 점화코일, 부러진 휠, 녹슨 체인을 하나하나 바꾸고, 조정하고, 맞추는 과정을 통해 오토바이는 점점 본래의 힘을 되찾는다. 그는 “다시 타는 순간, 바이크가 주인을 기억할 거예요”라고 말한다.
쇠가 달리는 소리는 시간도 달리게 하는 장인의 하루
최 장인의 정비소는 클래식 바이크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불린다. 내부에는 복원된 클래식 바이크들이 줄지어 세워져 있다.
“바이크는 고쳐야 오래 타요. 사람 마음도 그렇죠.” 그는 오늘도 공구를 들고, 시동이 걸리지 않는 바이크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시동이 걸리는 그 순간, 쇠로 된 몸체가 다시 달릴 준비를 마친다. 그의 하루는 그렇게 멈췄던 것을 다시 움직이게 만든다.
서울 강북구, 클래식 오토바이를 복원하는 장인이 있다. 달리지 못하던 기억을 다시 꺼내는 그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