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하루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옛날 교복을 복원하는 수제 의류 장인

goomio1 2025. 7. 24. 06:12

교복 한 벌에도 세월이 입혀져 있는 장인의 하루

학교는 지나가도 교복은 남는다. 졸업 후에도 교복을 보고 있으면, 복도와 교실, 친구들과의 웃음소리가 떠오른다. 낡고 작아진 교복은 버려지지만,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근처의 한 작업실에서는 여전히 옛날 교복을 복원하는 사람이 있다. 유은미(가명, 57세) 씨. 그는 수제복 제작 30년 차, 교복 복원에 특화된 장인이다.

유 장인은 말한다. “교복은 기억을 입는 옷이에요. 실밥 하나에도 그 시절이 담겨 있어요.” 그의 하루는 사람들이 잊고 있던 시간을 옷으로 되살리는 일로 시작된다.

 

옛날 교복을 복원하는 수제 의류 장인의 하루

실밥과 단추 사이에 담긴 기억들이 장인의 하루이다

복원 요청이 들어오면, 유 장인은 먼저 교복의 원단과 재봉 방식을 분석한다. “학교마다, 시대마다 원단과 단추가 달라요. 그냥 비슷하게 만들면 그건 복원이 아니라 모방이죠.”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1980년대 남학교 교복 재현 작업이 있었다. 고객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졸업사진을 들고 와, 그 교복을 아버지 제사에 맞춰 만들고 싶다고 했다. 유 장인은 사진을 분석해 라펠 모양, 단추 간격, 명찰 위치까지 정확히 맞춰 제작했다. 고객은 완성된 교복을 보고 “아버지가 다시 살아온 것 같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장인의 하루 속 교복은 그 시절의 색과 질감을 입는다

요즘 학생 교복은 기성복에 가깝지만, 옛날 교복은 짜임부터 다르다. 유은미 장인은 옛 교복 복원 시 반드시 손 재봉과 원단 직조를 사용한다. “그 시절의 빳빳함, 두께, 어깨선이 전부 달라요.”

한 번은 드라마 촬영용으로 1960년대 여학생 교복 10벌을 맞춘 적이 있었다. 제작진은 대충 비슷하게 만들어도 된다 했지만, 유 장인은 실제 당시 교복을 참고해 단추 위치와 치마 길이까지 맞췄다. 배우들은 “교복을 입으니 자연스럽게 연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시간보다 오래 남는 교복 한 벌 한 벌이 장인의 하루이다

유은미 장인의 작업실은 수십 년 된 재봉틀과 원단 견본, 단추함으로 가득하다. 한쪽 벽에는 각 학교 로고와 옛날 교복 도안이 빼곡히 붙어 있다.

“이건 옷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예요.” 그는 오늘도 천을 자르고, 오래된 단추를 달고, 실밥을 다시 꿰매며 한 벌의 교복을 완성한다. 그 옷이 누군가에게 다시 입혀질 때, 세월도 함께 돌아온다.


서울 성북구, 옛날 교복을 복원하는 장인이 있다. 단추 하나에도 그 시절이 담긴 옷을 다시 만드는 그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