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하루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부러진 낚싯대를 고치는 낚시 용품 장인

goomio1 2025. 7. 19. 19:20

낚싯대에도 사람의 손맛이 남아 있다고 믿는 장인의 하루

낚시는 단순히 고기를 잡는 행위가 아니다. 기다림과 손맛, 바다와 강에서의 조용한 시간까지 모두 포함된다. 하지만 낚싯대도 부러지고, 줄감개가 망가지면 낚시의 즐거움은 멈춘다. 서울 영등포구 한강 근처 골목, 작은 낚시용품 수리점. 그곳에서 서동석(가명, 64세) 씨는 오늘도 낚싯대를 손질하고 있다. 그는 30년 넘게 낚싯대와 릴 수리, 낚시용품 복원 전문 장인이다.

서 장인은 말한다. “낚싯대는 사람 손과 같이 움직여요. 그냥 막대기가 아니에요.” 그의 하루는 그렇게 부러지고 망가진 낚싯대를 다시 바다로 보내는 일로 채워진다.

 

장인의 하루엔 낚싯대 한 대에 담긴 추억이 있다

낚싯대 수리는 생각보다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카본 소재의 고급 낚싯대는 부품을 구하기 어려워, 직접 재단하고 접착 작업을 해야 한다. 서동석 장인은 낚싯대의 탄성, 휘어짐, 균형까지 꼼꼼히 확인한다. “눈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휘어졌으면 다시 써도 의미 없어요.”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40년 된 대나무 낚싯대 복원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객은 아버지가 쓰던 낚싯대라며 가져왔는데, 줄감개는 빠지고 대는 금이 간 상태였다. 서 장인은 대나무를 다시 맞추고, 고무와 실을 이용해 전통 방식으로 보강했다. 완성된 낚싯대를 다시 쥐어본 고객은 “아버지와 함께 낚시 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부러진 낚싯대를 고치는 낚시 용품 장인의 하루

기계보다 손의 감각으로 고치는 이유를 말하는 장인의 하루

서동석 장인은 낚싯대 수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손맛이라고 강조한다. “기계로 똑같이 복원해도, 손으로 만졌을 때 느낌이 다르면 소용없어요.” 그는 특히 릴의 미세 조정, 드랙 조절 장치까지 모두 손으로 다듬는다.

한 번은 일본산 고급 릴을 복원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부품도 구하기 어렵고, 나사 하나 빠진 것 때문에 작동이 멈춘 상태였다. 서 장인은 직접 나사틀을 만들고, 윤활유를 다시 발라 복원했다. 그 고객은 “새것보다 부드럽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하루 평균 낚싯대 23대, 릴 12개 만을 다룬다. 그만큼 정성을 들인다.

 

낚싯대가 다시 바다로 가는 순간 장인의 하루는 빛난다

요즘은 저렴한 낚싯대와 릴이 많지만, 서동석 장인은 오래된 낚싯대를 복원하는 일이 더 의미 있다고 말한다. 그의 작업실에는 고급 낚싯대, 전통 대나무 낚싯대, 희귀 릴까지 줄지어 있다.

“낚시는 기다림이 중요해요. 수리도 마찬가지죠.” 그는 오늘도 작은 줄감개를 돌리고, 낚싯대의 균형을 맞춘다. 그리고 완성된 낚싯대를 고객에게 건네는 순간, 사람들은 다시 물가로 향한다. 서동석 장인의 하루는 그렇게 낚시라는 조용한 기다림을 이어주는 일로 흘러간다.


서울 영등포, 부러진 낚싯대를 복원하고 수리하는 장인이 있다. 사람들의 손맛과 추억을 다시 이어주는 그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