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의 하루

장인의 하루인 동네 숨은 고수 인터뷰 중 오래된 안경을 다시 맞추는 안경테 복원 장인

goomio1 2025. 7. 19. 07:04

오래된 안경에도 사람의 눈빛이 담겨 있다고 믿는 장인의 하루

사람들의 얼굴 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물건, 바로 안경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경테는 휘고, 렌즈는 긁히고, 코받침은 닳는다. 대부분 새 안경을 맞추지만, 서울 강남구 학동로 한쪽 골목에서는 이상우(가명, 62세) 씨가 오늘도 안경테를 고치고 있다. 그는 35년 넘게 안경테 복원과 맞춤 제작을 전문으로 해온 장인이다.

이 장인은 말한다. “안경은 얼굴의 일부예요. 남들은 몰라도 본인은 오래 쓴 안경에 익숙해요.” 그의 하루는 그렇게 오래된 안경을 다시 사람의 얼굴에 맞게 손질하는 일로 시작된다.

 

안경테 하나에도 사람의 습관이 남는다고 생각하는 장인의 하루

안경테 복원은 단순히 나사를 조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상우 장인은 먼저 테의 소재, 휨 상태, 렌즈와의 밸런스까지 살핀다. “어떤 사람은 한쪽 귀가 더 눕고, 코가 높은 사람도 있어요. 얼굴이 다 다르니까 안경도 다 달라야 해요.”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1970년대 빈티지 금속 안경 복원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객은 아버지가 쓰시던 안경이라며 가져왔는데, 금속이 녹슬고 렌즈도 깨져 있었다. 이상우 장인은 금속을 갈고, 새 코받침을 손으로 깎아 맞추고, 렌즈는 비슷한 두께로 재단해 다시 넣었다. 완성된 안경을 쓴 고객은 “아버지랑 꼭 닮았어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래된 안경을 다시 맞추는 안경테 복원 장인

장인의 하루는 기계보다 사람 손이 만드는 밸런스이다

이상우 장인은 안경 수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미세한 밸런스라고 말한다. “0.5mm만 달라도, 귀가 아프거나 안경이 흘러내려요.” 그래서 그는 렌즈 삽입, 나사 조정, 다리 휨 교정까지 모두 손으로 작업한다.

특히 눈이 민감하거나 비대칭 얼굴형을 가진 사람들은 기성품보다 복원 맞춤 안경을 선호한다. 한 번은 연극배우가 무대에서 쓸 빈티지 안경 복원 의뢰를 해왔다. 무대 조명에 반사되지 않도록 렌즈 각도까지 조절해 완성했고, 배우는 “안경 덕분에 연기할 때 더 집중이 돼요”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사람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얼굴형에 맞춰 안경을 조정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오래된 안경이 다시 얼굴 위에 머무는 순간이 장인의 하루에 느끼는 보람이다

요즘은 저렴한 안경 체인점이 많지만, 이상우 장인은 여전히 손으로 맞추는 방식을 고집한다. 그의 작업실 한쪽 벽에는 1960~80년대 빈티지 안경들이 줄지어 걸려 있다.

“새 안경도 좋지만, 오래된 안경에는 사람의 시간이 담겨 있어요.” 그는 오래된 나사를 교체하고, 프레임을 다시 다듬고, 렌즈를 닦으며 하루를 보낸다. 완성된 안경을 고객 얼굴에 맞춰주는 순간, 그 얼굴에 다시 익숙한 눈빛이 돌아온다. 오늘도 그의 하루는 사람들의 얼굴과 눈빛을 되찾아 주는 일로 가득하다.


서울 강남, 오래된 안경테를 복원하고 맞춤 제작하는 장인이 있다. 사람 얼굴에 다시 익숙한 눈빛을 되찾는 그의 하루.